[IS 비하인드] 비닐하우스 찾은 SK 선수들, ”추워도 눈이 와도 우린 OK”

    [IS 비하인드] 비닐하우스 찾은 SK 선수들, ”추워도 눈이 와도 우린 OK”

    [일간스포츠] 입력 2020.01.09 14:45 수정 2020.01.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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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가 야외 훈련이 필요한 선수들을 위해 SK행복드림구장 그라운드에 설치해 놓은 비닐 하우스. 인천=배영은 기자

    SK가 야외 훈련이 필요한 선수들을 위해 SK행복드림구장 그라운드에 설치해 놓은 비닐 하우스. 인천=배영은 기자


    "비가 와도, 눈이 와도 비닐 하우스 안은 따뜻합니다." 

    SK 선수들이 개인 훈련에 한창인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실내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마친 선수들이 하나둘씩 그라운드로 향하기 시작했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두꺼운 겨울 점퍼나 바람막이 없는 훈련복 차림.  
     
    이유가 있다. SK 구단이 올 겨울 야구장 그라운드 일부를 비닐로 덮어 '실내 훈련장 같은 야외 훈련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비닐을 씌운 커다란 터널이 내야를 둥그렇게 둘러 싸고 있는 '온실 그라운드'다. 마치 겨울철 채소류 촉성 재배를 위해 설치하는 비닐 하우스를 연상케 해 구단 직원들과 선수들 모두 그냥 '비닐 하우스'라 부르고 있다.  
     
    10개 구단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날은 매년 2월 1일. 프로야구 선수 비활동기간인 12월과 1월에는 선수들이 각자 개인 훈련 장소를 찾아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고액 연봉을 받는 베테랑 선수들은 삼삼오오 따뜻한 해외로 나가 몸을 만들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운동 시설이 잘 갖춰진 야구장에 나와 오전에 기본적인 훈련을 소화하는 게 일과다.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피칭, 배팅과 같은 훈련은 실내 훈련장에서 진행해도 충분하다. 그러나 야외에서 해야 하는 러닝과 캐치볼은 아무래도 낮은 기온 때문에 부상 위험이 따른다. 이 때문에 SK도 국내에 남아 있는 선수들이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모으다 '비닐 하우스'라는 묘안을 생각해 냈다.  
     
    아이디어는 육상 선수들의 동계 훈련 장면에서 얻었다. SK 관계자는 "구단 사무실 창밖으로 문학 주경기장이 보인다. 그런데 육상 선수들이 겨울철에는 모두 라인에 비닐 온실을 설치해 놓고 운동을 하더라"며 "프런트들이 그 장면을 보고 다들 '저렇게 하면 따뜻하겠다'는 얘기를 나누다 실행에 옮겼다"고 귀띔했다. 류준열 사장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도 적극적으로 환영 의사를 표현했다는 후문이다.  
     
    야구장 1루와 3루 파울라인 쪽 잔디를 인조잔디로 교체한 점도 도움이 됐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초까지는 야구장 잔디 사정으로 비닐 하우스를 설치할 수 없었다"며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파울라인 쪽 잔디가 모두 바뀌면서 비닐 하우스를 만들어 놓을 수 있게 됐다. 야외 운동이 필요한 선수들이 한겨울에도 춥지 않게 훈련을 할 수 있게 돼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선수들도 칭찬 일색이다. 투수 김주한은 "최정 선배가 그 안에서 한 번 운동을 해보시더니 '왜 겨울에 비닐 하우스에서 농사를 짓는지 알겠다'고 하시더라"며 웃어 보였다. 또 "조금 더 길었다면 러닝할 때 더 좋았겠지만 운동장 사정으로 어려운 것 같다. 캐치볼을 할 때 특히 손이 시리지 않아 좋은 것 같다"고 했다.  
     
    내야수 최항 역시 "비닐 하우스가 있어서 정말 좋다"며 "추운 날은 물론이고, 비가 오는 날에도 편하게 훈련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귀띔했다.  
     
    인천=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