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년 더 포항에서' 최영준, ”내가 좋은 선수라는 걸 증명하겠다”

    [인터뷰] '1년 더 포항에서' 최영준, ”내가 좋은 선수라는 걸 증명하겠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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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시즌에도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게된 최영준. 사진=포항 제공

    2020시즌에도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게된 최영준. 사진=포항 제공

    "더 잘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좀 더 좋은 선수라는 걸 증명해보이고 싶어요."


    새해 첫 '출근'을 위해 송라 클럽하우스로 가는 길, 최영준(29)의 목소리는 쾌활했다. 지난 해에 이어 올해 다시 한 번, 임대 신분으로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게 된 최영준은 9일 포항으로 내려와 팀에 합류했다. 처음 전북 현대에서 포항으로 임대됐을 때, 아는 선수가 없어 어색하기만 했던 지난해 여름과 달리 조금은 익숙해진 출근길이다. 최영준은 이날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이제는 아는 선수도 많고 모두가 반겨주니 그 때만큼 어색하진 않다"며 웃었다.
     
    최영준은 최근 2년 사이에 유니폼을 두 번 갈아입었다. 경남FC 승격을 이끈 최영준은 승격 첫 해였던 2018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팀의 K리그1(1부리그) 준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고, 이를 바탕으로 K리그1 베스트 11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영준이 보여준 활약에 관심을 보인 전북이 시즌이 끝난 뒤 그를 영입했으나 지난 시즌엔 기대만큼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전반기 내내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벤치를 지키던 최영준은 그해 7월, 임대로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최영준의 임대는 포항과 그에게 모두 '윈-윈'이 됐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시간 동안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던 최영준은 포항에서 경기에 뛰지 못했던 설움을 풀듯 맹활약을 펼쳤다. 최영준의 가세로 허리라인이 단단해진 포항은 막판 기적같은 상승세를 타며 파이널 A(상위 스플릿)에 진출했고, 시즌을 4위로 마무리하며 성공적인 마지막을 장식했다. 김기동(49) 감독도 최영준의 활약을 극찬하며 그를 영입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높은 이적료 때문에 이적이 성사되진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최영준은 올해도 포항에서 뛰게 됐다. 포항의 유망주 이수빈(20)과 맞임대 형식을 통해서다. 최영준은 "2019년 여름 포항으로 임대와서 6개월 동안 뛰었고, 2020년 올해에도 1년 동안 뛰게 됐는데 잘하고 싶다. 무조건 더 잘하고 싶다"고 다시 포항 유니폼을 입게 된 각오를 전했다. 1년 더 최영준과 함께 하게 된 김 감독도 "잘 왔다, 1년 동안 잘 해보자"며 그를 반겼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자신을 원하는 팀에서 1년 더 뛰게 됐으니 경기 출전에 대한 갈망은 충분히 채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연이은 임대는 선수로서 자존심에 어느 정도 상처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최영준은 "내가 많이 부족한 선수인가,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모든 게 다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고, 나를 원한 팀이 있으니 불러주신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올해는 (포항이)다른 팀들보다 더 잘했으면 좋겠고 나도 더 잘하고 싶다. 내가 좀 더 좋은 선수라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싶다"고 이를 악물었다.
     
    많은 팬들은 최영준이 전북에서 경남 시절 발을 맞췄던 쿠니모토(23)와 함께 뛰는 장면을 보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쿠니모토가 전북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쿠니모토는 워낙 영리하고 축구를 정말 잘하는 친구"라고 전 팀 동료에 대한 칭찬을 전한 최영준은 아쉬움 대신 "쿠니모토와 내가 조합이 잘 맞았던 부분도 있지만, 그 친구가 워낙 잘해서 누구와 어디에 서든 잘할 것 같다. 전북에서도 충분히 잘 할 선수"라고 덕담을 전했다.
     
    2020년 '포항맨'으로 거듭날 준비 중인 최영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베테랑'이다. 최영준은 "내 위로 두 명 정도 밖에 없는 것 같은데, 포항의 어린 선수들이 정말 잘해서 기대가 된다. 볼 때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이렇게 할 수 있었나?' 싶을 정도로 잘해준다"며 "시즌을 하다 보면 위기도 올 것이고 상승세를 탈 날도 올 거다. 내가 조금 더 중심을 잡아주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면 팀 전체가 좋아질 것"이라고 '베테랑'의 각오를 밝혔다.
     
    동계훈련부터 포항과 함께하는 만큼,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조건은 충분히 마련됐다. 올해는 포항의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팀을 더 높은 곳에 올려놓는 게 그의 목표다. 최영준은 "팀의 목표는 감독님이 잡아주시는 방향에 따라 선수들이 따라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작년 4위보다 높은 순위에 올라가는 게 목표"라며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보자는 목표가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따내는데 내가 일조하고 싶다"고 의욕을 다졌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