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한중일 축구 삼국지, 한국만 웃었다

    엇갈린 한중일 축구 삼국지, 한국만 웃었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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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펼쳐진 2020 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2차전 이란과의 경기. 조규성의 골이 터지자 환호하는 한국 대표팀의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지난 12일 펼쳐진 2020 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2차전 이란과의 경기. 조규성의 골이 터지자 환호하는 한국 대표팀의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한중일 동아시아 축구 삼국지에서 한국만 웃었다.
     
    김학범(60)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을 향한 경쟁에서 첫 단추를 순조롭게 끼웠다. 한국은 12일 태국 송클라의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이란을 2-1로 꺾으며 2연승을 달렸다. 중국과 1차전 1-0 승리에 이어 이란까지 잡으며 승점 6점을 획득한 한국은 15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 조별리그 최종전 결과에 관계 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 8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었다. 만약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조 1위로 8강에 올라갈 수 있다. 누굴 상대하게 되든, 토너먼트를 준비할 시간은 번 셈이다.
     
    조별리그 C조 2연패를 당한 중국은 다시 한 번 올림픽 도전이 무산됐다. 사진=AFC 홈페이지

    조별리그 C조 2연패를 당한 중국은 다시 한 번 올림픽 도전이 무산됐다. 사진=AFC 홈페이지

     
    한국이 웃는 동안, 동아시아의 다른 두 팀인 중국과 일본은 눈물을 흘렸다. 두 팀 모두 토너먼트는커녕, 조별리그 2연패로 나란히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한국과 같은 C조에 편성된 중국은 1차전에서 한국에 지고, 2차전에서도 우즈베키스탄에 0-2로 패하면서 2연패로 올림픽 도전이 무산됐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오른 이후 12년째,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답답함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축구가 23세 이하 종목으로 격하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부터 자력으로 본선에 진출한 적이 없다.
     
    3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가 주는 충격파는 크다. '축구굴기'를 바탕으로 축구 발전을 꿈꾸던 중국은 2018년 거스 히딩크(74) 감독을 데려와 U-23 대표팀을 맡겼다.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투자였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도 중국 축구를 살려내진 못했고, 공식경기 1승1무6패의 부진을 기록하며 부임 1년 만에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대회를 4개월 앞두고 경질된 히딩크 감독의 빈 자리를 하오웨이(44) 감독으로 대체했지만 결과는 2연패 조기탈락으로 끝났다. 하오웨이 감독은 "아시아 정상급 팀들과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며 중국의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한 골 차로 패한 한국전을 두고 '잘 싸웠다'는 평가를 내렸던 중국 언론들도 "히딩크 감독을 교체한 게 우리의 패인이 아니다. 올림픽, 월드컵의 환상을 버리고 유소년 축구 정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조별리그 B조 일본은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에 2연패를 당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AFC 홈페이지

    조별리그 B조 일본은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에 2연패를 당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AFC 홈페이지

     
    하지만 중국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은 건 2020 도쿄올림픽 개최국 일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일본은 아시아에서도 이란,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축구 강호다. 하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꾸려진 U-23 대표팀이 2연패로 조기 탈락하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상대가 U-23 대표팀 기준으로 강호라 부르기 어려운 사우디아라비아(1-2 패) 시리아(1-2 패)라는 점도 일본에 충격을 안겨주는 요소다. 개최국이라 본선에는 자동진출하지만, 이대로라면 목표로 했던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금메달은 커녕 망신만 당할 수 있다는 위기 여론이 일본 내에서 팽배해지고 있다.
     
    A대표팀과 U-23 대표팀 사령탑을 겸임하고 있는 모리야스 하지메(52) 감독에 대한 비난 여론도 거세다.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당시 한국에 패해 우승을 놓친 데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탈락까지 겹치면서 모리야스 감독에게 도쿄올림픽을 맡길 수 없다는 경질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은 "모든 면에서 사죄의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팀적인 부분에서 여러 가지로 시도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져도 괜찮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모리야스 감독과 이야기를 해보겠다. 우선은 기술위원회에서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경질에 대한 답변은 피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