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호주행…박용택 '마지막 전훈'을 대하는 자세

    나홀로 호주행…박용택 '마지막 전훈'을 대하는 자세

    [일간스포츠] 입력 2020.0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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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역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는 박용택(41·LG)이 2020년을 맞는 감회와 준비 자세는 특별하다. 
     
    박용택은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LG의 1차 스프링캠프가 차려지는 호주로 출국했다. 지난 10일 재활조 4명, 오는 21일 선발대 8명, 30일에는 선수단 본진이 출국하는 가운데 나 홀로 떠났다. 1월 비활동기간으로 정해진 뒤에 선발대로 캠프를 먼저 떠난 적은 있지만, 이번이 가장 빠른 출발이다. 박용택은 "국내에 남거나, 집에 있는 것보다 빨리 제대로 훈련에 돌입하고 싶어서다"라고 한다. 
     
    '현역 최고령 타자'인 그는 '해피 엔딩'을 준비하고 있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박용택은 올해를 끝으로 18년 간의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에게 모든 것이 특별하다. 이달 초에 열린 구단 신년 하례식에 참석한 박용택은 "대개 선수들은 이런 구단 행사에 참석하며 지루해하고 싫어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않더라"며 "시무식에 참석해 앉아 있는 것도 마지막이라고 여기니 기분이 특별했다"고 한다.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올해가 마지막 현역 생각이구나'라는 생각에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더 착실히 준비했다. 비시즌에 체중을 4~5kg가량 감량했다. 목표는 85kg다. 타율 0.372로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2009년 체중을 유지하고 싶어서다. 
     
    '올해가 마지막이다'라는 묘한 감정도 땀 흘리는 순간만큼은 잊게 된다. 그는 "싱숭생숭한 기분이 자주 들지만, 운동에 몰입하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진다"고 웃었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듯 박용택의 현역 목표는 한 가지다. LG의 우승이다. 프로 데뷔 시즌인 2002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후엔 단 한 번도 정상 문턱에도 근접하지 못했다. 팀이 우승만 한다면 "무슨 공약이라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세다. 그만큼 우승이 간절하다. 특히 이번에 키움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마지막 투수였던 배영수(두산 코치)를 바라보며 "소름 끼쳤다. 정말 드라마 같은 은퇴다"고 부러워했다. 한국시리즈 7차전 9회 말 마지막 순간에 팀에 우승을 결정짓는 활약을 남기고도 싶지만, 우승의 기쁨만 누릴 수 있다면 '조연'도 상관없다는 마음가짐이다. 
     
    그래도 이왕이면 '우승의 밀알'이 되고 싶다. 부상으로 프로 데뷔 후 지난해 최소 경기(64경기)에 출장하고 타율 0.282, 1홈런, 22타점에 그친 성적표를 지금껏 쌓아온 커리어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팀 성적에 좋은 역할을 하기 위해선 '건강한 몸'이 필수다. KBO 개인 통산 최다안타(2439개) 기록 보유자인 안타 개수를 늘리는 등의 개인적인 목표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박용택은 "이전에는 '뭔가 더 잘하고 싶다'에 포커스를 두고 준비하고 훈련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가장 많은 경기에 빠졌다"며 "올해는 하나부터 열까지 몸 관리에 신경 썼다. '야구를 잘해야지'라는 생각보다 '건강하게 1년을 보내야지'라는 일념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 홀로 호주로 일찍 떠나는 것도 조금이나마 더 집중력을 갖고 몸만들기에 열중하기 위해서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