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주인공은 단장? 초짜부터 3년 차까지 엇갈린 희비

    스토브리그 주인공은 단장? 초짜부터 3년 차까지 엇갈린 희비

    [일간스포츠] 입력 2020.0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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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민규 롯데 신임 단장. 연합뉴스 제공

    성민규 롯데 신임 단장. 연합뉴스 제공

    2020 스토브리그는 선수보다 단장의 능력과 성과가 주목받는다. 데뷔 시즌에 내공을 증명한 새 얼굴부터 겨울마다 곤욕을 치르는 인물까지 각양각색이다. 

     
    수년 전부터 저명 야구인을 단장으로 앉히는 구단이 많아졌다. 프런트 수장까지 브랜드화를 노린 전략은 통했지만, 실무에서 빈틈이 드러날 때마다 더 큰 비판을 감수해야 했다. 반대로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오면 더 큰 박수를 받았다. 
     
    2020 스토브리그는 예년과 다르다. FA(프리에이전트) 선수의 가치가 떨어진 탓이다. 각 팀은 다른 방식으로 전력 보강을 해야 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2차 드래프트, 트레이드나 방출 선수 영입이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다채로운 협상이 진행됐고 희비가 엇갈렸다. 단장의 실적도 마찬가지다. 
     
    성민규(38) 롯데 신임 단장의 행보가 이목을 끈다. 준비된 감독으로 알려진 허문회 전 키움 수석 코치를 감독으로 영입했고, 그 과정에서 외국인 지도자를 물색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팬심(心)을 헤아리려는 의지를 알렸다. 한화와의 트레이드로 젊은 포수 지성준을 영입했고, 전에 없던 상호 옵션 계약으로 외부 FA 안치홍까지 얻었다. 내부 FA 전준우는 예상보다 적은 금액에 잡았다. 
     
    그가 자주 언급하는 프로세스라는 단어는 롯데팬 사이에서 마치 신조어처럼 통용됐고, 그 내용과 방식도 인지되기 시작했다. 마침 야구단 운영을 소재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며 단장 역할을 맡은 주인공의 실제 모델을 성 단장으로 감정이입하는 팬도 늘었다.
     
    단장의 성과만 부각되자 팀워크를 우려하는 야구인도 있다. 롯데는 2019 정규시즌 최하위다. 단장이라도 주목을 받아야 차기 시즌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걸까. 어쨌든 롯데의 이번 겨울 행보는 2019시즌 우승팀으로 착각케할 만큼의 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정민철 한화 단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차명석 LG 단장·이숭용 KT 단장·조계현 KIA 단장. 각 구단 제공

    정민철 한화 단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차명석 LG 단장·이숭용 KT 단장·조계현 KIA 단장. 각 구단 제공

     
    스토브리그 데뷔전을 치른 단장은 한 명 더 있다. 정민철(48) 한화 단장이다. 팀 레전드 출신이기에 지지층이 탄탄하고, 수년 동안 해설위원을 하며 넓힌 소양도 기대를 받았다. 마무리투수 정우람을 잡고, 그동안 헌신한 선수, 미래 주축 선수에게 후한 대우를 해준 점도 높이 평가된다.
     
    그러나 베테랑 정근우를 보호 선수에 포함하지 않고, 젊은 포수 지성준을 트레이드로 내보낸 선택은 여론이 갈린다. 정 단장의 성적표는 지성준을 보내고 영입한 투수 장시환의 성적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풀타임으로 3, 4선발을 맡길 수 있는 선발투수를 영입한 한화가 남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도 있다. 베테랑 FA인 김태균과의 협상 결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차명석 LG 단장과 이숭용 KT 단장은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나란히 2019시즌에 좋은 팀 성적을 남겼고, 소통과 지원도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LG는 신고선수 트라이아웃을 열고 지명도 하는 대승적 행보로 박수를 받았다. 
     
    두 단장 사이도 차이는 있다. 이숭용 단장은 비시즌 전부터 내세운 기조를 지켰다. FA 자격을 얻은 리더 유한준에 후한 대우를 해주며 다른 선수들에게도 동기 부여를 했다. 연봉 협상도 무난했다. 무탈했다. 
     
    반면 차명석 단장은 내부 FA에 부여한 가치 평가를 두고 야구팬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내야수 오지환이 백지위임을 하며 선수에게 백기를 받은 것처럼 보였지만, 협상 과정은 전반적으로는 끌려간 인상을 줬다는 평가도 있다. 선수의 이미지가 안 좋은 탓에 당위성을 부여한 단장의 메시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조계현(56) KIA 단장은 이번 겨울은 수난이다. 2018시즌 종료 뒤 베테랑 투수 임창용이 방출되는 과정에서 원활한 소통과 조율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코칭 스태프의 재계약 과정에서 도의를 다하지 못했다. 내부 FA와의 협상 과정에서 안일한 자세를 보이다가 안치홍은 놓쳤고, 김선빈에게는 최초 측정 수준보다 많은 돈을 썼다. 상식적이지 않은 행보에 기인해 '조직 내 조 단장의 권한이 크지 않다'는 시선이 생겼다.  
     
    가장 큰 문제는 팬심(心)을 잃은 것이다. 성적은 최하위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재도약을 기대할만한 요인은 없고, 프런트의 실무 능력은 책잡히는 일만 벌어진다. 2년 연속. 외인 감독 영입으로 생긴 기대치는 이미 사라졌고, 이제는 내부 갈등까지 의심받고 있다.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