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이적이 주는 교훈, 내부 FA 협상 철칙은 '균형' 유지

    안치홍 이적이 주는 교훈, 내부 FA 협상 철칙은 '균형' 유지

    [일간스포츠] 입력 2020.0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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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안치홍과 KIA 김선빈. 각 구단 제공

    롯데 안치홍과 KIA 김선빈. 각 구단 제공

     
    KIA '꼬꼬마' 키스톤 콤비가 해체되며 남긴 논란은 다른 팀이 반면교사로 삼을만하다. 

     
    KIA의 스토브리그는 지탄받고 있다. 내부 FA(프리에이전트) 내야수 안치홍(30)을 잡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안일한 협상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선수의 잔류 의지를 악용했고, 시장 상황과 경쟁팀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했다. 다른 내부 FA 김선빈(31)에게는 기간 4년·총액 40억원을 안겼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뒤 황급히 움직인 모양새다. '후한' 대우였다는 업계 평가는 곧 선수와 에이전트의 승리를 의미한다. 
     
    불성실한 소통 태도로 인해 발생한 변수도 짚지 않을 수 없다. 안치홍과 김선빈 두 선수를 대하는 구단의 태도도 차이가 있었다. 정확히는 한 쪽이 오해할만했다. 
     
    안치홍이 롯데행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던 KIA에 비해 롯데가 적극적으로 다가왔고, 상호 옵션 계약을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2년 동안 가치를 증명하면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이적하거나, 잔류해도 최대 56억원(4년 계약 기준 총액)을 받는다. 무엇보다 롯데는 그의 주포지션인 2루를 보장했다. 선수는 이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안치홍은 롯데행이 결정된 뒤 개인 SNS를 통해 KIA팬에 친필 편지를 남겼다. 감사와 사과를 전했다. 다른 팀과 계약을 했지만, 잔류를 바라는 마음이 엿보였다. 그런 선수가 이적을 선택했을 때는 원소속팀과의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KIA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내부 FA 2명을 모두 잡지는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굳이 협상 기류를 감지한다면 김선빈 쪽이 나은 것 같다는 풍문도 나왔다. KIA의 언론 대응도 비슷한 뉘앙스였다. 안 그래도 KIA에 잔류하면 포지션 변경까지 감수해야 했던 안치홍 입장에서는 자신보다 김선빈과의 더 비중을 두고 있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친분이 두터운 선수 사이에도 경쟁심은 있다. 한 구단 홍보 관계자는 특정 선수의 인터뷰를 요청하자, 팀 내 다른 간판선수의 인터뷰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선수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한다. 롯데도 2018 스토브리그에서 내부 FA인 손아섭과 강민호의 협상 전략을 순차를 정해 진행했다. 뒷순위던 강민호는 삼성으로 이적했다. 구단의 협상 태도가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지만, 십수 년 동안 헌신한 구단에 섭섭한 마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KIA는 안치홍과 김선빈의 계약을 별개 사안으로 둘 수 없었다. "모두 잡겠다"는 선언이 진짜 내부 방침이었다면 계약 성사를 떠나 태도는 균형을 유지해야 했다. 연차, 팀 기여도, 스타성 등 가치가 비슷한 선수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안치홍과 김선빈은 에이전트도 다르다. 
     
    아무리 돈의 논리로 결정되는 FA 협상이라지만, 오해를 좁히고 진실성을 보여주려는 노력도 선수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 KIA가 이 지점을 간과하지 않았다면 이번 스토브리그도 다른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