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630억원…MLB 스토브리그 승자 보라스

    두 달 만에 630억원…MLB 스토브리그 승자 보라스

    [중앙일보] 입력 2020.01.29 00:02 수정 2020.01.29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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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한 스콧 보라스. 올겨울 그는 7건의 계약을 통해 매출 1조 2000억원을 올렸다. [AP=연합뉴스]

    지난 달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가한 스콧 보라스. 올겨울 그는 7건의 계약을 통해 매출 1조 2000억원을 올렸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니콜라스 카스테야노스(28)가 28일(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와 4년 총액 6400만 달러(750억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타율 0.289, 27홈런을 기록한 외야수 카스테야노스는 올겨울 마지막 대형 FA였다. 그는 ‘수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68)의 고객이다.
     
    이 계약을 끝으로 보라스는 주요 고객 7명 계약을 마쳤다. 게릿 콜(뉴욕 양키스·9년 3억2400만 달러·3800억원)은 역대 MLB 투수 가운데 최고액으로 계약했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와 앤서니 랜던(LA 에인절스)은 나란히 7년 2억4500만 달러(2890억원)를 받게 됐다. 류현진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940억원)에 계약했다. 기대한 총액 1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어도, 33세 나이를 고려하면 괜찮은 계약이라는 평가다.
     
    카스테야노스 계약까지 마무리한 보라스의 올겨울 FA 매출은 총 10억7750만 달러(1조2675억원)다. MLB 에이전트의 통상 수수료는 계약 총액의 5%로 알려졌다. 보라스는 선수에게 금융·부동산 투자 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추가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올겨울 보라스의 수수료를 5%로 계산해도 총 5388만 달러(630억원)에 이른다.
     
    2020년 FA 계약은 MLB 전체를 통틀어 20억 달러 수준이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보라스 매출이다. 올겨울 시장에서 보라스는 자신이 가진 독점적 지위를 증명했다. 그가 30년 동안 에이전트 업무를 통해 올린 총수익이 3억 달러(3530억원)를 돌파했을 것으로 MLB 관계자들은 추측한다.
     
    보라스는 개인사업자가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서 ‘보라스 코퍼레이션’이라는 에이전시를 운영한다. 이곳에서 100명이 넘는 야구 전문가가 일한다. MLB 출신 스카우트, 월스트리트 출신 경제학자,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연구원 등이 모여 전문적인 자료를 만든다. 여기에 보라스는 ‘벼랑 끝 전술’을 더해 구단을 압박한다.
     
    꽤 많은 MLB 구단이 보라스의 협상 전략에 말려 필요 이상으로 돈을 썼다. 텍사스 레인저스 등은 ‘보라스의 현금인출기’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2010년을 전후해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고용한 선수와 계약을 꺼리는 구단이 꽤 나왔다. 일부 외신은 그를 ‘악마’라고 부르기도 했다.
     
    보라스는 올겨울 MLB를 강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논란에도 뛰어들었다. 그는 “선수들은 감독과 코치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다. 사과할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고객인 호세 알투베(휴스턴)가 ‘사인 훔치기’의 주역으로 지목되자, 에이전트 입장에서 선수를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보통의 에이전트는 선수뿐 아니라 계약 상대인 구단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보라스는 아니다. 그래도 어쨌든 MLB 팀들은 그와 협상 테이블에서 계속 만날 수밖에 없다. 특급 선수들이 계속 보라스 사단에 합류한다. MLB 등록 에이전시만 100개가 넘는 시장에서 보라스의 위상과 영향력은 독보적이다. 이번 스토브리그도 결국 ‘보라스 리그’로 막을 내렸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