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슈] 삼성과 구자욱, 전례 찾기 힘든 연봉 협상 불협화음

    [IS 이슈] 삼성과 구자욱, 전례 찾기 힘든 연봉 협상 불협화음

    [일간스포츠] 입력 2020.02.05 13:55 수정 2020.02.0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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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봉 협상이 길어지면서 스프링캠프 합류가 미뤄지고 있는 구자욱. 삼성 제공

    연봉 협상이 길어지면서 스프링캠프 합류가 미뤄지고 있는 구자욱. 삼성 제공

     
    전례를 찾기 힘든 연봉 협상 불협화음이다. 구단과 선수 모두 상처만 입었다.

     
    삼성과 구자욱(27)의 연봉 협상이 연일 잡음의 연속이다. 스프링캠프 시작 일주일이 다 되도록 지루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의 골만 깊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FA(프리에이전트) 계약도 아닌 시즌 연봉 협상에서 갈등이 이 정도로 심화된 건 이례적이다.
     
    구단과 선수 모두 연봉 협상 능력이 아쉽다. 먼저 구단은 빠르게 갈등을 봉합하지 못했다. 지나치게 '원칙'을 고수한다는 평가다. 구단 관계자는 "충분히 고민해서 제시했다. (미계약 상태로 국내에) 남았다고 해서 금액을 바꿔버리면 미리 구단의 원칙대로 계약한 선수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제시 금액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했다.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을 때는 어느 정도 유연한 태도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삼성은 출구 전략이 전혀 없다. '수정될 수 없는 조건을 받으라'는 시그널만 계속 보내고 있다. 선수로선 구단의 자세가 고압적으로 느껴질 여지가 충분하다. 제시 금액에 대한 공감대를 사지 못한 상황이면 더욱 그렇다. 구자욱은 연봉 협상 과정에서 누적된 불만을 갖고 있다.
     
    선수도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구자욱은 팀의 간판이다. 고과 산정에 반발해 버티는 것 자체가 좋은 모습은 아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1년 전 백지위임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8시즌 타율 0.333, 20홈런, 84타점을 기록한 구자욱은 구단에 연봉을 백지위임했다. 당시 성적만 봤을 때 큰 폭의 인상은 어려웠다.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2017년 성적(타율 0.310, 21홈런, 107타점)과 비교했을 때 득점, 안타, 홈런, 타점 등의 주요 기록이 소폭 하락했다. 팀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삼성은 고심 끝에 5000만원 인상해 3억원을 채워줬다. 구단에 백지 위임했다는 건 '주는 대로 받겠다'는 의미가 강하다. 백지위임을 했다고 해서 큰 폭의 인상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그런데 현재 이 과정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누적된 불만이 있었다면 백지위임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섰어야 했다.  
     
    피해를 보는 건 선수단이다. 스프링캠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구자욱의 계약 결과에 따라 또 다른 반발이 나올 수 있다. 구단이 우려하는 대로 수정 제시안이 나온다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미 삼성 선수단은 구자욱과 동일한 방법으로 산출된 고과에 따라 사인을 마쳤다.
     
    신임 사령탑으로 의욕 넘치게 시즌을 준비 중인 허삼영 감독도 난감하다. 구자욱이 빠진 상태에서 캠프를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불안요소다. 구자욱은 주전 우익수로 2020시즌 팀의 주축 자원이다. '멀티 포지션 극대화'를 계획 중인 허 감독이 생각하는 몇 안 되는 붙박이 주전 중 한 명이다. 그러나 연봉 협상 때문에 대구에 남아 자체 훈련 중이다. 꼬인 실타래를 풀더라도 감정의 앙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삼성과 구자욱의 연봉 협상, 득보다 실이다. 삼성의 오프시즌 잡음이 생각 이상으로 심각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