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라이브]이강철 감독의 2020시즌 첫 결단, 리드오프 심우준

    [AZ 라이브]이강철 감독의 2020시즌 첫 결단, 리드오프 심우준

    [일간스포츠] 입력 2020.02.05 15:59 수정 2020.02.0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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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철(오른쪽) KT 감독이 지난해 8월 30일 열린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득점을 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심우준을 반기고 있다. KT 제공

    이강철(오른쪽) KT 감독이 지난해 8월 30일 열린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득점을 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심우준을 반기고 있다. KT 제공

     
    이강철(54) KT 감독이 2020년 첫 번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동력 강화를 위해 심우준(25)을 리드오프로 기용한다.  
     
    지난해 이맘때, KT 야수진은 "투수 출신인 감독님이 야수 이해도도 높으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수석 코치, 2군 감독을 맡아 시뮬레이션을 거듭하며 배움을 얻었다. '출신' 포지션을 지우려 했다. 코칭 스태프에 의견에 귀를 열고, 오판을 빠르게 인정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 감독이 2020시즌을 맞아서 첫 번째 변화를 단행한다.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를 지도하고 있는 그는 4일(한국시간) 현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난 시즌까지 9번 타순에 나서던 주전 유격수 심우준을 1번 타자로 내세울 생각이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리드오프를 맡던 외야수 김민혁은 2번으로 붙이고, 아직 공석인 주전 1루수를 9번에 포진시킨다.  
     
    KT는 2019시즌에 팀 도루(104개) 6위를 기록했다. 평범한 기록. 그러나 병살타 확률(9.2%)은 리그에서 세 번째로 낮았다. 이 감독은 1루, 2루, 1·2루 상황에서 작전을 많이 냈다. 상대 배터리의 볼 배합을 예측하기도 하고, 타자의 임무 수행 능력을 감안했다.  
     
    심우준의 리드오프 배치는 향상된 기동력 야구를 실현하려는 의도가 있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확률을 높이기 위한 변화다. 일단 단독 도루가 가능한 주자다. 지난 시즌에 27번 도루를 시도해 24번 성공했다. 순도 높은 주루로 상대 내야를 흔들었다.  
     
    투수의 볼 배합은 후속 타자에게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도루를 경계하려면 변화구 승부는 줄어든다. 2번 타자 김민혁은 직구에 강하다. 무사에 주자를 두는 확률을 높일 뿐 아니라 아웃 카운트 없이 상위 타선으로 연결시킬가능성이 커진다. 김민혁도 발이 느리지 않다. 강백호, 유한준, 멜 로하스 주니어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 타점 기회가 생긴다.  
     
    하위 타순도 짜임새가 생긴다. 주전 1루수 후보인 오태곤과 문상철은 장타 생산 능력을 갖췄다. 박경수와 장성우, 발이 느린 타자가 7번과 8번에 포진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9번 타자가 단타를 치면 안타 3개로도 득점에 실패할 때가 나온다. 장타력이 있는 9번 기용으로 득점 확률을 높이려는 계획.  
     
    심우준에게 동기 부여를 하는 효과도 있다. 심우준은 국가대표팀 백업 내야수로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대주자 요원으로도 쓸 수 있다. 실제로 김경문 국가대표팀 감독이 그를 눈여겨보고 있다.  
     
    비슷한 기량, 연차 그리고 활용폭을 갖춘 내야수는 많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필해야 한다. 리드오프로 나서면 한 타석이라도 더 나서 타격과 주루 능력을 확인시킬 수 있다.  
     
    이강철 감독의 방침에도 부합한다. 부임 첫 시즌에는 베스트 라인업을 구축하는 과정이었다. 두 번째 시즌은 주전과 백업을 명확하게 나누고 수성과 탈환이라는 경쟁 구도만 유도한다. 심우준은 지난해 이맘때는 주전에서 밀렸다. 타격에서 점수를 잃었다. 그러나 사령탑은 이제 그에게 주전 유격수를 맡기고 확실히 밀어준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선수라는 인식까지 부여하며 선수의 의욕을 돋우고 있다.  
     
    평소 이 감독은 "(심)우준이한테는 1·2루에서도 자주 희생번트 냈다. 내심 미안했지만, 불만 없이 작전을 수행하더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1번 타석에서 마음껏 자신의 타격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주목된다. 심우준은 지난해 433타석에 나서 타율 0.279를 기록했다. 개인 커리어에서는 가장 좋은 공격력을 보여줬다.  
     
    투손(미 애리조나)=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