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원과 박종훈, '김광현 없는 SK'의 양대 산맥

    문승원과 박종훈, '김광현 없는 SK'의 양대 산맥

    [일간스포츠] 입력 2020.02.13 06:00 수정 2020.02.1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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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SK 선발 마운드를 이끌 문승원과 박종훈. SK 제공

    올 시즌 SK 선발 마운드를 이끌 문승원과 박종훈. SK 제공

     
    SK 오른손 투수 문승원(31)과 잠수함 투수 박종훈(29)은 올해 토종 에이스 한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한다.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시즌이다. 부동의 에이스로 문승원과 박종훈을 이끌던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 첫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이제 둘은 김광현 없는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남아 올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둘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믿을 만한 4선발과 5선발이었다. 문승원은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따내는 기쁨을 맛봤고, 박종훈은 승운이 따르지 않아 10승 달성에 실패했지만 국가대표로 2019 프리미어12에 출전해 제 몫을 해냈다. 꾸준히 선발 투수 역할을 해내면서 노하우가 많이 쌓인 둘은 이제 지난해 17승 투수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헨리 소사 듀오가 빠져나간 SK 선발 마운드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해내야 한다. 처음 KBO 리그에 온 외국인 투수 듀오와 새롭게 호흡을 맞춰야 하는 과제도 떨어졌다.  
     
    지나친 의욕은 부담으로 돌아온다. 둘은 "김광현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마음가짐보다 "팀에 생긴 공백을 최대한 나눠서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뭉쳐 있다. 일단 둘 다 10승을 넘기고 총 25승을 합작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단순히 '승 수를 많이 올리고 싶다'는 게 아니라 '팀의 승리에 최대한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둘 다 데뷔 후 최고 승수와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박종훈은 2018년 올린 14승, 문승원은 지난해 11승이 데뷔 후 최다 승 수다. 합치면 이미 25승이 된다. 평균자책점 역시 그렇다. 문승원과 박종훈은 지난해 나란히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해 선발 전환 이후 처음으로 3점대 평균자책점에 진입했다. 올해 둘 다 매 경기 이보다 점수를 덜 준다면, 막강한 토종 '원투 펀치'의 재탄생도 꿈이 아니다.  
     
    캠프 과정도 순조롭다. SK 관계자는 "문승원과 박종훈 모두 겨우내 몸을 잘 만들어 왔다. 불펜 피칭에서도 흡족한 평가를 들었다"며 "특히 김광현보다 한 살 어린 문승원이 후배들 분위기까지 잘 만들어 주면서 좋은 리더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두 자릿수 승수 이정표를 세운 문승원은 올해 더 안정적인 투수로 자리잡기를 꿈꾼다. "매 경기 집중력을 더 키우고 팀에 믿음을 주고 싶다"며 "늘 버팀목이었던 '김광현'이라는 존재가 없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크지만, '내가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보다 똑같이 최선을 다해 훈련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박종훈도 의지가 남다르다. 휴식일에 세인트루이스 캠프를 찾아 김광현의 훈련을 직접 지켜 보고 각오도 다질 계획이다. 그는 "SK는 늘 광현이 형이 중심을 잡아줬던 팀이지만, 반대로 나는 또 광현이 형 없는 우리 투수진이 팀으로서 얼마나 잘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더 커지기도 한다"며 "후배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팀이 확실히 강해지는 과정인 것 같다. 나도 새 시즌에 팀 전체가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