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하위’ 우리카드 대반전, 주연 나경복 감독 신영철

    ‘만년 하위’ 우리카드 대반전, 주연 나경복 감독 신영철

    [일간스포츠] 입력 2020.02.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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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배구 ‘만년 하위 팀’ 우리카드가 1위(21승7패·승점 58)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3위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10연승 등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승승장구 이유로 ‘만년 유망주’ 나경복(26·1m98㎝)의 성장이 꼽힌다. 레프트 공격수인 그는 13일까지 415점으로 득점 6위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송명근(OK저축은행·424점)에 이어 2위다. 공격 성공률도 52.53%로 5위다. 국내 선수 중 정지석(대한항공·55.31%)에 이어 2위다. 지난해 11월 27일 삼성화재전에서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 이상 성공)을 달성했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레프트 공격수 나경복 선수가 10일 오후 인천 동구 송림체육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프로배구 우리카드 레프트 공격수 나경복 선수가 10일 오후 인천 동구 송림체육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10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나경복은 “기록을 가끔 보는데 이번 시즌 순위가 높아서 기분 좋다. 지금부터 더 잘해야 한다. 다른 팀도 시즌 막판 집중력이 좋다. 방심하면 안 된다. 배구 인생에서 올해 가장 많이 인터뷰했다. ‘어느 부분이 달라졌냐’는 질문을 꼭 받는데, ‘자신감’이라고 대답한다. 프로에 온 뒤 기대만큼 못해 많이 위축됐다. 요즘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웃었다.

     
    나경복은 2015년 1라운드 1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다. 팀이 하위권을 전전하다 보니 그의 성장도 더뎠다. 그는 “프로선수가 됐을 때는 꿈이 컸는데, 코트에 나갈 때마다 잘 못 하고 팀도 지면서 점점 위축됐다. 나중에는 ‘경기에 나가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나경복은 대학 시절 레프트와 라이트 포지션을 오갔다. 프로에서는 주로 레프트를 맡았다. 레프트는 공격과 수비를 다 잘해야 한다. 특히 서브 리시브가 중요하다. 그런데 그의 리시브 성공률은 4시즌 평균 19%다. 그는 “강서브가 날아오면 놀라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공을 받다 보니 범실이 많았다. 훈련도 많이 하고 영상도 많이 봤지만, 기량이 늘지 않아 답답했다”고 말했다. 공격도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인 소셜미디어는 욕설 댓글로 도배됐다. 개인 메시지(DM)로 욕설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성격이 단순한 편인데도 스트레스가 심해 계정을 다 삭제했다. 기사 댓글도 잘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레프트 공격수 나경복 선수가 10일 오후 인천 동구 송림체육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프로배구 우리카드 레프트 공격수 나경복 선수가 10일 오후 인천 동구 송림체육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신영철 감독을 만나면서 배구 인생이 바뀌었다. “나경복을 주전 레프트로 쓰겠다”고 선언한 신 감독은 원석인 그를 보석으로 세공하기 시작했다. 공격 때 정점에서 스윙하지 않는 것, 리시브 때 손으로만 받으려고 하는 것 등 나쁜 버릇을 짚어내 고치게 했다. 나경복은 “정점이라 생각하고 공을 쳤는데, 그게 아니었다. 리시브는 마음이 다급해지다 보니 손만 내밀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그에게  ‘공이 올 때 발을 먼저 이동한 후 받으라’고 강조했다.

     
    스윙과 리시브 폼을 고치기 위해 나경복은 구슬땀을 흘렸다. 신 감독이 미세한 잘못을 일일이 고쳐줬다. 스윙은 많이 좋아졌다. 리시브는 여전히 부족하다. 얼마 전부터 신 감독은 서브 리시브 담당인 그와 이상욱, 황경민 등 3명에게 ‘커피 내기’를 시켰다. 그날 리시브 성공률이 가장 낮은 사람이 선수단에 커피를 내는 거다. 그는 “내기를 하다 보니 잘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됐다”며 웃었다. 그의 이번 시즌 리시브 성공률은 31.36%로, 과거보다 크게 올랐다.

     
    나경복은 “감독님 아니었으면 이렇게 변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신 감독에게 고마워한다. 고마움을 갚기 위해 꼭 우승하겠다는 다짐이다. 신 감독은 감독으로 11시즌을 보냈고, 8차례나 ‘봄 배구’를 했지만, 우승이 없다. 나경복은 “감독님에게 붙은 ‘봄 배구는 해도 우승은 못 한다’는 꼬리표를 꼭 없애 드리겠다. 기회가 왔을 때 꼭 잡겠다”고 다짐했다.

     
    인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