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라이브]'잠실 아이돌' 정수빈 ”이젠 조금 민망하죠”

    [미야자키 라이브]'잠실 아이돌' 정수빈 ”이젠 조금 민망하죠”

    [일간스포츠] 입력 2020.02.26 05:27 수정 2020.02.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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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정수빈의 타격 반등 의지가 돋보인다. 25일 세이부전에서는 장타만 2개를 생산했다. 두산 제공

    두산 정수빈의 타격 반등 의지가 돋보인다. 25일 세이부전에서는 장타만 2개를 생산했다. 두산 제공

     




    "이제는 그 별명이 저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두산 선수단이 미야자키(일본) 2차 캠프 출국을 위해 찾은 23일 인천국제공항. 많은 팬이 2020시즌 최종 담금질을 앞둔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자리를 함께했다. 코로나-19 정국에도 디펜딩 챔피언을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그 가운데 '잠실 아이돌' 정수빈(30)은 사인과 촬영 요청 공세에 단연 바쁜 선수였다.  
     
    어느덧 열 살 넘게 후배들이 수두룩하다. 주전이 된 뒤에 연차도 적지 않게 쌓였다. 정수빈은 자신의 별명이 감사하면서도 민망하다. 그는 "아무래도 서른 살이 넘어서 그런지 민망하다"며 웃었다. 
     
    리그에서 수비 범위가 가장 넓은 외야수다. 준수한 외모까지 겸비한 덕분에 얻은 별명이다. 그러나 정수빈은 이제 야구인과 팬에게 전과 다른 인식을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2019년 연말 시상식에서 수비상을 휩쓴 뒤에도 "그동안 좋은 수비를 통해서 빛날 수 있었다. 그러나 차기 시즌에는 타격상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매년 화두로 내세운 공격력 강화지만, 어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보였던 것. 
     
    미야자키 캠프를 앞두고 만난 정수빈에게 다부지게 의지를 드러낸 배경을 물었다. 그는 "물론 수비도 이전만큼 해내야겠지만, 지난 시즌에 타격 지표가 매우 아쉬웠기 때문에 보완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다그치고 싶었다"고 전했다. 
     
    2019시즌에는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5·출루율 0.354·75득점을 기록했다.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풀타임으로 치른 첫 시즌이지만 타격 지표는 기대에 못 미쳤다.
     
    정수빈은 "어차피 나는 홈런 생산을 하는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진 않았다"며 저반발 공인구 탓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꼭 부상 없이 풀타임을 치르겠다"는 그의 말에서 변수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전해졌다. 4월 28일 롯데전에서 상대 투수의 사구에 늑간 골절상을 입었다. 그 전에 나선 28경기에서는 타율 0.320을 기록했지만, 복귀 뒤에는 0.249에 그쳤다. 
     
    호주 질롱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총평을 묻자 훈련에 적합한 날씨였다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정수빈은 "이전보다 더 신경 썼다"고 했다. 자신이 화두로 내세운 화력 강화를 위해서다.  
     
    올 시즌도 타격폼은 변화를 준다. 그는 이전부터 좋은 타격 밸런스와 스윙을 가진 선수의 장점을 자신의 몸에 맞춰 반영했다. 변화무상한 타격폼도 트레이드 마크였다.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자신만의 타격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특정 기간 동안 혼란을 겪지 않기 위한 의도였다.  
     
    정수빈은 "타격 자세는 자주 바꾸는 편이다. 2020시즌도 이전 시즌과 다를 것이다. 원래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불편하거나 혼란을 느끼는 건 없다.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것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은퇴할 때까지 더 좋은 타격을 위해서 변화를 주고 싶다"고 했다. 발전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기에 안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0시즌을 잘 마치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게 된다. 정수빈도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시즌이다"고 했다. 그러나 여느 선수처럼 의식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배경이 현실적이다. 그는 "어차피 내 실력을 내가 가장 잘 안다. 갑자기 제 실력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하지도 않는다. 그저 풀타임을 잘 소화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일 생각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매 시즌 목표로 내세운 공격력 강화를 이루면서도 트레이드 마크인 수비력도 유지한다. 말처럼 쉽진 않다. 그러나 그 어는 때보다 다부진 자세로 스프링캠프에 임하고 있다. 정수빈이 배트를 매섭게 돌리고 있다.  
     
     
    미야자키(일 미야자키현)=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