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 떼고 더 암울해진 토트넘, 반전보다 가까운 좌절

    차포 떼고 더 암울해진 토트넘, 반전보다 가까운 좌절

    [일간스포츠] 입력 2020.03.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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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전을 꿈꾸기엔 좌절이 너무 가깝다. 손흥민(28)과 해리 케인(27), 두 '차포'를 뗀 토트넘이 4연패에 빠졌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 노리치 시티와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1로 비겼고, 승부차기에서 2-3으로 무릎을 꿇으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토트넘은 지난달 16일,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에서 3-2 승리를 거둔 뒤 벌써 20일 가량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공식전 4연패(1무3패)의 부진에 빠졌다.
     
    리그 최하위 노리치 시티를 상대로 전반 13분 만에 얀 베르통언(33)의 선제골로 앞서가며 무난하게 승리를 향해가나 싶더니,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후반 33분 미셸 포름(37) 골키퍼의 실책성 플레이로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1-1이 된 토트넘은 연장전에서 경기를 끝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골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게 됐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웃은 팀은 노리치 시티였다. 토트넘은 에릭 라멜라(28), 트로이 패럿(18), 제드송 페르난데스(21)가 잇달아 실축하면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손흥민과 케인의 공백이 유달리 크게 느껴진 경기였다. 공격을 이끌어주던 두 선수가 사라진 자리는 쉽게 메울 수 없었다. 그러나 손흥민과 케인의 빈 자리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리그 최하위로 강등권 싸움을 펼치는 중인 노리치 시티를 상대로 120분 동안 졸전을 펼친 끝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했다는 사실은 토트넘 팬들에겐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경기가 끝난 뒤 조세 무리뉴(57)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이유다. 그러나 한 편으론 '이건 무리뉴의 탓이 아니다, 지금의 토트넘을 구원할 수 있는 건 오직 하느님 뿐일 것'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의 기억은 아직 생생한데 토트넘의 상황은 시즌 막바지로 갈 수록 점점 더 안좋아지고 있다. 준우승 쾌거를 이뤄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8) 감독이 부진을 이유로 이르게 교체되면서 팀 분위기가 흔들렸고 부상자들도 속출했다. 손흥민과 케인의 부상 이탈은 가뜩이나 안좋은 상황에 쐐기를 박았고 여기에 휴고 요리스(34) 골키퍼마저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토트넘 입장에선 줄줄이 부상으로 빠져나간 선수들의 공백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날 노리치 시티전이 끝난 뒤 에릭 다이어(26)가 관중석으로 난입해 팬과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다이어는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으로 뛰어 올라가 팬과 싸움을 벌였는데 이 장면이 SNS 등을 타고 빠르게 확산됐다. 무리뉴 감독은 "팬이 다이어의 동생을 모욕했다"며 그를 두둔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홈팬을 상대로 언성을 높인 행동을 잘했다고 하긴 어렵다. 다이어는 이번 관중석 난입으로 FA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인종차별 문제로 FA에 기소된 델레 알리(24) 역시 징계가 유력한 상황에서 무리뉴 감독의 고민도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