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축구대표팀 경기 연기에 벤긋-벨무룩

    3월 축구대표팀 경기 연기에 벤긋-벨무룩

    [일간스포츠] 입력 2020.03.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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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울루 벤투(오른쪽)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과 콜린 벨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 [뉴스1]

    파울루 벤투(오른쪽)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과 콜린 벨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월 국가대표팀 경기 일정이 연기됐다. 각급 대표팀은 발 빠르게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처한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최적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표는 같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등 3월 대표팀 경기 일정을 미룬 건 국제축구연맹(FIFA)이다. 5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코로나19 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공조해 코로나19 확산 세가 주춤해질 때까지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으로 각급 대표팀은 일제히 스케줄 조정에 들어갔다. 월드컵 10회 연속 본선행에 도전 중인 남자 대표팀은 당초 이달 월드컵 예선 H조 5, 6차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당초 파울루 벤투(51·포르투갈) 감독은 26일 천안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한 뒤, 31일 스리랑카로 건너가 원정경기를 치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맞춰 준비 중이었는데, 모든 게 ‘일단 멈춤’이 됐다.
     
    콜린 벨(59·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도 6, 11일 중국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를 치를 예정이었다. 특히 11일 경기는 당초 중국에서 호주로 경기 장소가 바뀐 상황이었는데, 결국 모두 취소됐다.
     
    김학범(60) 감독의 23세 이하(U-23) 대표팀(올림픽팀)의 평가전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당초 이달 말 코트디부아르(27일)와 남아프리카공화국(31일)을 국내로 불러 평가전을 계획했다. 두 나라 모두 한국 방문을 거부했다. 제3국에서 경기하는 쪽으로 논의를 이어갔는데, 결국 무산됐다. 그나마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 지은 터라 상대적으로 여유 있다.
     
    벤투 감독은 경기 일정 연기에 대해 내심 나쁘지만은 않다는 분위기다. 3월은 시즌 초라 국내파 선수의 경우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 시점이다. 일정을 뒤로 미루면 선수 경기 감각 회복 측면에서 나쁠 게 없다. 해외파는 코로나19로 따른 입출국의 불편과 감염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유럽파는 대표팀에 차출될 경우 소속팀 복귀 시점에 입국 거부 또는 자가격리 조치를 당할 수 있다. 이를 문제 삼아 소속팀에서 차출에 거부할 우려도 있다.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의 부상 회복 시간을 번 것도 이득이다. 벤투호는 출범 이래 ‘손흥민 중심’ 전술과 팀 구성을 유지했다. 손흥민이 재활 중인 만큼, 경기 일정이 늦춰지면 늦춰질수록 손흥민 활용 가능성이 커진다. 허벅지를 다친 황희찬(24·잘츠부르크)도 다음 달 초까지는 가동할 수 없다.
     
    뒤집어 보면 손흥민이 없는 경우를 가정한 ‘플랜B’를 가동해볼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측면은 있다. 월드컵 본선 등 장기적 관점에서는 꼭 좋은 일만은 아니다. 벤투 감독은 평가전과 월드컵 예선에서 손흥민에 대해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FIFA 랭킹 30위 한국이 손흥민 없이 약체인 투르크메니스탄(129위)이나 스리랑카(206위)를 상대하는 것도 좋은 경험일 수는 있었다.
     
    여자 대표팀은 고민이 크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을 위해 WK리그(여자프로축구) 협조로 지난달 22일부터 ‘선수 조기 차출’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기약 없는 일정 연기로 그간의 노력이 빛이 바래게 됐다. 상황이 좋아질 경우 비슷한 조건에서 훈련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무관중 경기까지 고려했던 대한축구협회는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다. 지소연(29·첼시 레이디스) 등 유럽파의 차출을 다시 논의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