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수 강백호' 가동, 세 선수에게 주는 메시지

    '1루수 강백호' 가동, 세 선수에게 주는 메시지

    [일간스포츠] 입력 2020.03.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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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열린 청백전에서 1루수로 출전한 강백호. KT 제공

    22일 열린 청백전에서 1루수로 출전한 강백호. KT 제공

     
    사령탑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뒀다. 세 선수에게 묵직한 메시지가 전달됐다. 국내 3차 캠프 속에서 옵션 확보를 노리는 KT 얘기다. 

     
    이강철(54) KT 감독은 지난주에 치른 청백전 세 경기에서 외야수 강백호(21)를 1루수로 투입했다. 두 경기는 교체, 한 경기는 선발로 내세웠다. KT는 아직 주전 1루수를 결정하지 못했다. 오태곤(29), 문상철(29) 등이 스프링캠프에서 경쟁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옵션이 추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백호가 두 번째로 1루수로 출전한 20일 청백전이 끝난 뒤 만난 이강철 감독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대비 차원에서 시도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배경과 향후 계속,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강백호도 "지난 시즌에도 포수가 모두 교체된 탓에 갑자기 투입된 경기가 있었다. 비슷한 맥락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전향이라는 단어를 적용할 시점은 아니다. 
     
    주전 1루수 후보던 문상철이 허리 통증 탓에 컨디션이 안 좋다. 다른 후보던 박승욱(28)은 멀티 내야수로 활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재 시점에서는 오태곤이 주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가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하면 변화가 불가피하다. 코로나19 정국 탓에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겼지만, 전력을 구상할 시간을 벌었다. KT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변수를 대비할 생각이다. 
     
    아직은 시도하는 단계다. 그러나 몇몇 선수는 이런 상황을 가볍게 볼 수 없다. 일단 강백호는 구단과 사령탑의 바람을 확인했다. 주전 1루수는 대체로 타격 능력이 좋다. KT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강백호가 1루수를 맡을 수 있다면 팀의 공격력은 강화된다. 
     
    그러나 당사자는 외야수로 자리 잡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고교 시절 투수와 포수를 맡던 강백호는 프로 무대에 입성한 뒤에야 외야수로 나섰다. 풀타임으로 두 시즌을 소화하며 수비력이 향상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직 도전 중이라고 생각하며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시점이기에 2차 전향이 달가울 리 없다. 국가대표 선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다. 
     
    대의와 개인의 선호가 상충 될 수 있는 상황. 강백호가 외야수로 정착하고 싶다면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증명하는 게 먼저다. 한국 야구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는 선수지만 자리 보존이라는 화두로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외야수 배정대(25)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KT가 강백호의 1루 전향을 염두에 둘 수 있던 것도 주전으로 내세울 수 있는 백업 외야수가 있기 때문이다. 배정대는 선두주자다. 수비 능력은 팀 내 최고 수준이다. 2020 스프링캠프에서는 가장 타격 능력이 발전한 선수로 꼽힌다. 스윙과 타구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
     
    외야에 공석이 생기면 자신이 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은 배정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종전 백업이 주전이 되면 다른 선수도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경쟁 시너지가 기대된다. 
     
    외인 멜 로하스 주니어(30)도 경각심이 생길 수 있다. 타격 능력은 좋지만 지난 시즌에 수비력이 떨어진 탓에 고민을 안긴 선수다. 지난겨울에 재계약을 할 때도 "주전 중견수 역할을 잘 해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문제점을 자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팀이 수비력 강화를 염두에 두고 있고, 주전감으로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가 있다는 상황은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당장 차기 시즌은 자신의 활용, 시즌 종료 뒤에는 거취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로하스도 더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강백호의 1루수 투입을 자체 청백전 이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령탑이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만으로 KT는 선순환이 기대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