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올림픽 야구도 코로나19로 스톱, 김경문 감독 ”선수 건강이 중요”

    [IS 포커스] 올림픽 야구도 코로나19로 스톱, 김경문 감독 ”선수 건강이 중요”

    [일간스포츠] 입력 2020.03.2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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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초유의 올림픽 개최 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이렇게나 커졌다. 야구가 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하면서 다시 한번 금빛 목표를 세웠던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 허탈하기 그지없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25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올림픽이라는 큰 행사까지 연기돼 많이 놀랍고 허탈하긴 하지만,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나"라며 "무엇보다 이렇게 전 세계가 고통 받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건강이 가장 중요한 게 당연하다. 옳은 결정이니 겸허히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은 올림픽 야구의 '마지막 금메달리스트'다. 김경문 당시 두산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두 차례 한일전을 포함한 8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면서 '완벽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야구의 첫 쾌거이자 남자 구기종목 역사상 첫 금메달이기도 했다. 이후 2012년 런던 대회부터 야구가 정식 종목에서 제외돼 한동안 한국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지만, 야구 인기가 높은 일본이 2020년 하계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다시 올림픽 야구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올림픽 정상 복귀'를 노리던 한국 야구도 김 감독에게 다시 한 번 '구원 투수' 역할을 맡겼다. 김 감독은 10개월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11월 올림픽 예선으로 치러진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부터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무사히 올림픽 본선행 티켓도 따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본선 무대가 1년이나 뒤로 미뤄지면서 여러 가지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장 5개월 뒤 올림픽을 향해 박차를 가하던 김 감독과 KBO 기술위원회의 행보가 '올 스톱' 됐다. 이미 분위기는 감지됐던 터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릴 예정이던 올림픽 야구 아메리카대륙 최종 예선이 연기돼 김 감독이 출국 직전 발길을 멈췄고, 다음달 1일부터 대만에서 열기로 했던 세계 최종 예선도 6월까지 미뤄졌다.  
     
    그래도 기술위원회는 코로나19 사태가 빠르게 진화되고 예정대로 올림픽이 열릴 경우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지난 12일 김시진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기술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올림픽 대표팀에 사전 등록될 선수 111명을 확정했다. 투수 53명, 포수와 1루수 각 6명, 2루수와 3루수 각 7명, 유격수 8명, 외야수 24명 등으로 구성됐다. 신인 선수 가운데 정구범(NC) 소형준(KT) 남지민(한화)을 명단에 올렸고, 한국인 메이저리거인 최지만(탬파베이)과 마이너리그 박효준(뉴욕 양키스)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오히려 더 악화됐고, 결국 올림픽은 올해 열리지 못하게 됐다. 김 감독과 기술위원회가 대략 밑그림을 그려 놓았던 전력 구상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1년 사이 엔트리 내 선수들과 엔트리 밖 선수들의 기량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절반 이상의 자리를 원점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과 2019 프리미어12를 지켜보면서 도쿄를 향한 로드맵을 조금씩 완성해온 김 감독이 '올림픽 연기'의 가장 큰 피해자인 이유다.  
     
    KBO와 김 감독 간의 계약은 올해 10월로 끝난다. "도쿄 올림픽까지 팀을 지휘해 달라"는 의미로 계약 기간을 2020년까지로 했다. 그러나 계약 내용 연장과 수정이 불가피하다. 물론 사령탑은 교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월 제2대 국가대표 전임 사령탑에 오른 김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의 사퇴로 어지러워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빠른 속도로 혼란을 잠재우고 국가대표팀을 제 궤도에 올려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대회였던 프리미어12에서도 안방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예선라운드를 3전 전승으로 마친 뒤 도쿄에서 진행된 슈퍼라운드에서도 올림픽 본선 티켓 획득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일찌감치 달성했다. 대부분 김 감독의 옛 제자들로 구성된 '젊은' 한국 야구 대표팀의 투지와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한 점도 수확이었다. 김 감독은 "세계가 비통한 상황에서 내가 올림픽 야구 문제로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그저 올해는 차분하게 KBO 리그 경기를 지켜보면서 조용히 보낼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KBO 입장에서 유일한 장점은 한 시즌 144경기를 모두 치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8월 중순부터 9월 초순까지 리그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정규시즌 개막일을 4월 20일 이후로 연기해 놓았던 터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시즌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 보였던 게 사실이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보긴 했지만, 올림픽까지 연기될 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일단 올림픽 준비가 중단됐으니 KBO는 정규시즌을 무사히 열고 최대한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대로 KBO도 최대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방향을 고민하겠다"며 "올림픽 역시 준비 기간이 길어진 만큼 향후 더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