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동선에 모텔?…발길 끊긴 숙박업소

    코로나 확진자 동선에 모텔?…발길 끊긴 숙박업소

    [일간스포츠] 입력 2020.03.26 07:00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호텔 객실과 일부 영업장의 임시 휴장을 공지했다. 연합뉴스제공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호텔 객실과 일부 영업장의 임시 휴장을 공지했다. 연합뉴스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여가활동이 중단되면서 국내 숙박업소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봄 기운이 만연해지면서 상춘객들이 증가하고는 있으나, 코로나19 기세를 꺾을 수준은 아니다. 게다가 속속 발표되는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가운데 ‘모텔’이 등장해 혹시나하며 모텔 숙박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퍼진 업주들이 한숨만 쉬고 있다.
     


    호텔·모텔 매출 어쩌나…확진자 동선 공개 '복병'도

     
    류석재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호텔시장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긴 잠복기간과 강한 전염력, 지역 감염사례 등을 고려했을 때 상당 기간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과거 2015년 메르스나 2003년 사스 사례 때보다 글로벌 인구 이동이 적극 제한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코로나19가 호텔 시장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떨어지는 1~3등급 하위 등급 호텔들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호텔 등급이 낮을수록 객실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5성급 이상 특급 호텔들 역시 사태 장기화에 따른 충격을 피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국내 여행객의 34%를 차지하는 중국인은 지난 1월 31일 기준 입국자 수가 9506명으로 1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 입국자 수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이며,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도 179개국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해외 관광객이 뚝 끊긴 호텔들은 실내 방역을 강화하고 더불어 '집콕' 생활을 벗어나고자 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4월 프로모션을 쏟아내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라 어렵긴 하다”면서 “다행인지 기온이 오르면서 주말 투숙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모텔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한 숙박업 커뮤니티에는 “이 시국에 모텔을 가지않는 이유가 혹시 나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 동선이 공개될 때 ‘모텔’이 있어 가족들이 알까봐서란다”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 “대구 신천지 확진자 발생을 기점으로 매출이 뚝 떨어졌다” 등의 한숨 섞인 글이 쏟아지고 있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숙박업소은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이용을 꺼리고, 경기가 위축되니 더욱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며 “거의 대부분의 숙박업소가 매출 반토막이 난 상황이라 차라리 문 닫고 영업을 안하는 숙박업소도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은 허덕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공유 숙박도 '충격'…전액 환불 지침에 피해는 호스트에게
     
    코로나19 사태로 예약 취소가 잇따르거나 예약 조차되지 않는 공실이 늘어나면서 직격탄을 맞은 곳은 공유 숙박도 마찬가지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셋째 주 에어비앤비 순 이용자 수는 하루 평균 5만명에 육박했지만 2월 첫째 주에는 4만명 수준으로 떨어졌고, 3월 첫째 주 들어서는 2만여 명으로 1월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에어비앤비 앱 첫 화면에 코로나19로 인한 무료 환불 안내가 게재돼 있다.

    에어비앤비 앱 첫 화면에 코로나19로 인한 무료 환불 안내가 게재돼 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운영자) 전모씨는 “매출이 보통 600만원 정도 나오던 것이 300만원대로 반토막이 났다”며 “1월까지만 해도 공실이 청소 스케줄 때문에 딱 한 번 있었는데, 2월부터 공실이 나오는 거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2월 25일부터 에어비엔비에서 국가나 지역 상관없이 100% 무료 환불에 들어가서, 호스트들 피해가 엄청나다”라며 “당일 취소도 전액 환불해주라고 하니, 그럼 그렇게 나오는 공실은 채우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호스트가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고 했다. 
     
    호스트는 부동산을 임대해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객실 관리와 임대료 등 여러 고정비를 지출하고 있어 공실이 날 경우 손실이 크다.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 확산에 무료로 예약을 취소할 수 있는 지역을 세계 전역으로 확대했다. 14일 이전에 체결된 계약, 또는 다음달 14일 이전에 체크인하게 돼 있는 모든 예약이 대상이다.
     
    외국인 이용이 많은 에어비앤비의 경우, 손실이 커지면서 업소를 양도하겠다는 호스트들도 생기고 있다. 
     
    실제 에어비앤비 운영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 ‘에어비앤비 호스트 모임’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하루에도 5건 안팎, 많게는 10건 가까이 에어비앤비 숙소를 양도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1월 중순까지만 해도 양도 글은 1~3건 내외, 혹은 올라오지 않은 날도 있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