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핫펠트 ”원더걸스 해체 후 힘들었어요”

    [인터뷰②] 핫펠트 ”원더걸스 해체 후 힘들었어요”

    [일간스포츠] 입력 2020.04.23 08:00 수정 2020.04.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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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펠트/아메바뮤직

    핫펠트/아메바뮤직

    가수 핫펠트(본명 박예은)가 데뷔 14년 차에 쉽지 않은 고백을 했다. 부모의 이혼과 그로부터 알게 된 친부의 치부, 알게 모르게 쌓았던 상처와 이를 마주하는데 걸렸던 시간까지. 그는 "제 삶에서 가장 어둡고 지독했던 3년 동안의 일"이라고 정의했다. 불안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느낀 여러 기록은 첫 정규 앨범 '1719'(일칠일구)에 들어 있다.
     
    원더걸스로 톱 가수의 행보를 걸었던 예은이 뒤늦게 파격적인 가정사를 공개하게 된 이유는 살고 싶어서였다. 2014년 핫펠트라는 예명으로 처음 낸 'Me?'(미?)를 시작으로 그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단다. 하지만 마음의 병은 깊었고 이겨내기 위해 모두에게 솔직해지는 법을 택했다. 자서전의 부제는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로 인간 박예은의 손글씨, 낙서, 생각 등이 담겼다. 음악과 함께 꺼낸 자신의 깊은 이야기를 모아 한정 수량으로 발간했다. 핫펠트는 "'1719'에서 나눈 모든 이야기를 우리만의 비밀로 간직해달라"는 당부를 서두에 적었다.
     
    -원더걸스 예은과 핫펠트는 음악 색깔부터 전혀 다르다.
    "핫펠트의 시작은 JYP엔터테인먼트부터다. 당시엔 음악적으로 원더걸스라는 틀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고 핫펠트는 달라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다. 아메바컬쳐에 오면서는 아티스트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물 흐르듯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게 됐다."
     
    -심리 상담을 시작한 계기가 뭔가.
    "스스로 심각하다는 생각을 못 했다. 항상 내가 이겨낼 수 있고, 뭐든지 버틸 수 있고,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버티려고 했다가도 완전히 놓아버리게 되는 순간들이 몇 번씩 생겼다. 전 회사인 JYP 사장님께서 '예능에 나와 웃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였다'라면서 상담을 추천해주셨다. 속이 무너져내린 느낌이 방송으로도 보였나 보다. 1년만 믿고 다녀보라고 해서 갔다. 내 성격상 상담을 받아볼까 생각도 못 했을 텐데 전 사장님 추천으로 하게 됐다."
     
    -심적으로 힘들었던 이유 중엔 원더걸스 해체도 있었나.
    "2017년부터 힘들어진 것은 원더걸스 활동이 끝남과도 관계가 있을 것 같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주는 무게감과 앞으로 핫펠트로서 홀로 해야 한다는 부담도 느꼈다. 좀 더 많은 것을 이뤄놓았어야 했는데 하는 마음도 있었다. 원더걸스는 항상 많은 시선 속에 살아가니까 실수하면 안 됐다. 성공에 대한 집착도 있었고 스스로에 대해 옳고 그름의 잣대도 엄격했다. 해체 후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많이 내려놨던 것 같다. 인간 박예은이란 누구이며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그러한 것들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은 원하는 삶의 형태를 찾았는지.
    "인생이 짧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 오래 고민하지 않으려 한다. 과거엔 일을 우선순위로 두는 삶을 살았는데, 삶의 밸런스도 중요해졌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일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고 나의 취미 생활이나 취향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자서전에 JYP 박진영이 언급되는데 반응은.
    "박진영 PD님께는 아직 안 보여드렸다. 언급이 있긴 하지만 본인 이름이 나오는 것을 반대하실 분은 아니고 오히려 좋아하실 것 같다. 파일로 보내드릴 수도 있었지만 꼼꼼하게 안 보실 것 같아 책으로 드리려 한다. 박진영 PD님이랑 나누지 않은 대화들도 책에 있고, 내 주변 사람들도 잘 몰랐던 일들이 있어서 나를 좀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박진영 PD님이 항상 '너는 밝은 사람인데 네 음악은 왜 어두운가'에 대한 의문을 품고 계셨는데 이 책을 보시면 이해해 주실 것 같다."
     
     
    핫펠트/아메바뮤직

    핫펠트/아메바뮤직

    -다이나믹 듀오의 반응은 어땠나.
    "글을 써서 보여드린 것이 처음이라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것에 놀랐다. 최자 오빠는 소설을 써도 좋을 것 같다면서 글에 대한 칭찬을 해줬다. 개코 오빠는 타이틀곡을 추천해주면서 '이제까지 핫펠트가 보여주지 않은 스타일인데 매력적이다'고 지지해줬다."
     
    -앨범엔 최자와 개코가 각각 피처링한 노래가 들어있다.
    "두 분의 매력은 정말 다른데 개코 오빠는 조금 더 이성적이다. 대중성에 대한 고민도 한 번 더, 음악성에 대한 고민도 한 번 더 하고 그런 것에 조언해준다. 최자 오빠는 조금 더 내 감성에 공감해준다고 해야 하나. 타이틀곡 '새틀라이트'를 3년 전 처음 작업을 시작했는데 당시 유일하게 이 노래 좋다고 말해준 사람이다. 3년이 지나니까 많은 사람이 이 노래를 지지해 줘서 신기했다. 무엇보다 최자 오빠는 맛있는 걸 많이 사준다. 소고기 오마카세 이런 것을 먹을 일이 없는데 오빠 덕분에 처음 먹어봤다. 부모님 몰래 맛있는 것 사주는 삼촌 같다."
     
    -뮤직비디오를 5편이나 찍은 이유는.
    "음악방송은 하지 않지만 다양한 형태의 컨텐트를 공개하고자 공을 들였다. 타이틀곡 하나에 집중해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 보다, 책도 있으니까 전체적인 스토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뮤직비디오 네 편을 찍었다. 곡이 가진 스토리를 다양하게 보여주려 노력했다. 현실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상당 부분 집에서 촬영했다. 이번에 찍은 4개의 뮤직비디오와 2018년에 찍었다가 릴리즈 못 한 1편을 포함해 5편이 공개된다."
     
    -절친들이 무료 출연을 도왔다고.
    "'스윗 센세이션'에 클럽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코로나 19 감염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보니 보조 출연자를 모으는 것이 불가능해서 친구들에 도움을 구했다. 일반인 친구들도 있었고 연예인 친구로는 강한나와 김보형이 먹을 것을 사 들고 왔다. 한나는 드라마 촬영 때문에 출연은 못 했지만 응원해주러 왔다. 재미있게 마무리를 했던 것 같다."

    >>[인터뷰③] 에서 계속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