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S] ”일매출 400만원→40만원” K뷰티 성지서 '폐업 무덤'된 명동

    [현장IS] ”일매출 400만원→40만원” K뷰티 성지서 '폐업 무덤'된 명동

    [일간스포츠] 입력 2020.05.19 07:00 수정 2020.05.1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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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뷰티의 성지로 불렸던 서울 중구 명동이 '화장품의 무덤'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주 고객층이었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완전히 끊겼기 때문이다. 명동은 국내 화장품 업계에 K뷰티 브랜드라면 플래그십 스토어 한 곳은 반드시 출점해야 할 장소로 통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이후 명동은 하루라도 빨리 문을 닫아야 하는 장소로 바뀌었다. 
     
     
    K뷰티 메카에서 초상집 된 명동 
    지난 16일 찾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는 토요일 한낮인데도 한산했다. 거기 곳곳에 자리잡은 화장품 가게 중 상당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구를 내건 채 문을 굳게 잠갔다.

    지난 16일 찾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는 토요일 한낮인데도 한산했다. 거기 곳곳에 자리잡은 화장품 가게 중 상당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구를 내건 채 문을 굳게 잠갔다.

    "절반의 절반, 절반, 절반으로 매출이 떨어졌어요." 
     
    지난 16일 명동 중심 거리의 A 화장품 매장에서 만난 직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전 내내 매장 밖에 선 채 손님을 기다렸지만, 구경하러 들어오는 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자신을 중국인 직원이라고 밝힌 그는 "아직 개시(첫 손님) 못 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인은 물론 외국인이 아예 없다. 사드 때는 중동 손님들이 있었는데…"라며 울상을 지었다. 
     
    다른 브랜드들도 비슷했다. 한때 글로벌에서 몰려든 고객으로 가득 찼던 뷰티 매장들은 직원 말고는 사람이 없었다. B 브랜드 직원은 "카운터 보는 직원만 5명이었는데 지금은 나를 포함해 두 명만 남았다"며 "밖에 서 있어도 봤는데 사람들이 걸어 다녀야 호객이 되는 것 아니겠나"고 했다. 그는 "이러다 문 닫을 날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다. 
     
    다른 쪽에 있는 국내 뷰티 대기업이 운영하는 화장품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C 브랜드 직원은 "하루에 400만원 팔았었다. 매장이 30평(99.1㎡) 미만이라서 그렇게 팔아도 잘 되는 편이었다"며 "지금은 하루 40만원도 못 찍는다. 외국인은 당연히 없고 한국 고객도 명동은 안 온다"고 토로했다.
     
     
    문 닫은 화장품 매장 수두룩
    지난 16일 찾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는 토요일 한낮인데도 한산했다. 거기 곳곳에 자리잡은 화장품 가게 중 상당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구를 내건 채 문을 굳게 잠갔다.

    지난 16일 찾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는 토요일 한낮인데도 한산했다. 거기 곳곳에 자리잡은 화장품 가게 중 상당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을 중단한다'는 안내문구를 내건 채 문을 굳게 잠갔다.

    사정이 이렇자 아예 문을 걸어 잠근 매장도 늘고 있다. 문을 열고 있느니 차라리 닫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명동 곳곳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잠정적으로 임시 휴업한다'는 문구를 내 건 뷰티 매장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은 5개 매장 중 3곳을 임시 휴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숍 '이니스프리', 중소형 브랜드 '씨앤트리', '더오키드스킨', '프리티 스킨'의 일부 매장도 임시 휴점을 택했다. 인건비와 각종 운영비를 내느니 몇 달간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완전히 폐점하는 매장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명동 중심거리에서 운영하던 대형 멀티 뷰티숍 아리따움 매장 앞에는 '임대'라는 종이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오픈 10개월 만의 폐점이었다. 
     
    브랜드숍 '토니모리'는 지난 3월 약 1년 치 임대료가 밀린 상태에서 건물주에게 통보도 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영업을 종료해 입길에 올랐다. 토니모리 측은 "나중에 밀린 임대료를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어려워지자 포기하고 폐점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명동은 국내에서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라면 누구나 매장을 내고 싶어했던 장소였다. 명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하나만 내면 "그래도 자리를 잡은 K뷰티 브랜드"라는 인식도 있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면세점과 명동 매장은 외국인 매출이 대부분이어서 비슷한 흐름이다. 면세점의 경우 지난달 매출이 0원을 찍은 곳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뷰티업계 '지원 절실'  
     
    명동은 거리 내 위치와 면적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진다. 명동 중심 상권(매장 면적 50㎡)의 경우 한 달 임대료만 1억원 선을 넘나든다. 이면 거리에 있는 매장도 1000만~5000만원까지 수천만에 달한다.  
     
    명동 A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후폭풍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임대료가 5년 전과 비교해 평균 10~30%가량 낮아진 편이다.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한 건물주들도 있었다고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명동 일대를 지키던 뷰티 업계는 "이미 임대료가 너무 올라서 이 정도 내린 것으로는 부족하다"며 "세재 혜택 등 명동을 넘어서 뷰티 업계 전반에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오프라인 상권은 물론 화장품은 수입과 수출 등이 많은데, 이동 자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모든 과정이 원만하지 않다"며 "코트라, 중소벤처기업부, 산업자원부, 지자체까지 각종 지원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최소 기준의 문턱에 걸려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사업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분기는 기존 계약권 등으로 버텼으나 2분기부터는 코로나19의 본격적 영향에 들어간다. 작은 액수 하나로도 회사의 생존이 걸린 경우가 많다. 정부가 보다 폭넓은 지원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