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염경엽 감독의 당부, ”선수들 흔들리지 않았으면…SK의 방향 지켜봐달라”

    [IS 포커스] 염경엽 감독의 당부, ”선수들 흔들리지 않았으면…SK의 방향 지켜봐달라”

    [일간스포츠] 입력 2020.05.20 16:42 수정 2020.05.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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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6대11로 패배, 10연패에 빠진 SK 염경엽 감독이 경기 종료 후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고척=김민규 기자

    2020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6대11로 패배, 10연패에 빠진 SK 염경엽 감독이 경기 종료 후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고척=김민규 기자

    "팬들이 실망하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이겨낼 테니 조금만 더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염경엽(52) SK 감독은 요즘 끝없이 입술을 깨문다. 염 감독뿐 아니라 SK 프런트와 선수들 가운데 아무도 웃을 수 없는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  
     
    SK는 개막 첫 12경기에서 1승 11패를 했다. 개막 두 번째 경기인 지난 6일 인천 한화전에서 첫 승을 올린 뒤 다음날인 7일부터 19일 고척 키움전까지 10경기를 내리 졌다. 2016년 9월 이후 약 5년 만의 최다 연패. KBO 리그 진입 첫 해였던 2000년 성적과 비교될 정도로 부진의 골이 깊다.  
     
    끝내 두 자릿수 연패에 도달한 19일 키움전은 특히 아쉬웠다. 외국인 선발 리카르도 핀토가 또 1회 한 이닝에만 6점을 내주면서 4⅓이닝 9피안타 3볼넷 8실점(7자책)으로 부진했다. 그동안 터지지 않던 타선이 모처럼 2회 4점, 3회 1점을 각각 따라 붙으며 1점 차까지 추격한 점이 유일한 위한. 그러나 이후 SK 불펜이 추가 실점을 허용했고, 반대로 키움 불펜은 SK 타선의 달아오른 기세를 잠재웠다. 승부는 뒤집히지 않았고, 경기는 다시 6-11 패배로 끝났다.  
     
    SK는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2019년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개막하자마자 예기치 못한 위기가 찾아오자 야구계가 모두 놀랐다. 물론 가장 충격에 빠진 이는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한 염 감독과 SK 선수단이다.  
     
     
    2020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6대 11로 패배, 10연패에 빠진 SK선수들이 경기 후 빈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6대 11로 패배, 10연패에 빠진 SK선수들이 경기 후 빈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염 감독은 지난 19일 고척 경기에 앞서 "우리를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서 당연히 실망스러우실 거라 생각한다. 모든 게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선수들 모두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고, 모두가 누구보다 잘하고 싶어서 (비시즌 동안) 거쳐왔던 과정들이 있다. 또 선수들이 많은 시즌을 치러왔고 지난해의 경험들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다시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SK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10여년 간 자리를 지킨 에이스가 떠났고, 외국인 투수들은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새로운 키스톤 콤비도 아직 경험을 쌓아 가는 중이고, 주축 타자들의 타격 슬럼프는 한꺼번에 찾아왔다. 김태훈이 빠져 나간 불펜은 지난 시즌만큼 견고하지 않고, 여기에 주전 포수 이재원이 개막 세 경기만에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딱히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하다.  
     
    염 감독 역시 하루하루 괴로운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수 개월간 한 방향을 보며 준비하고 움직여 온 팀을 갑작스러운 변화로 한꺼번에 흔들 생각은 없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해결책은 그저 그동안 우리가 주문했던 부분을 재정비하고 꾸준히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잘 안 풀린다고 갑자기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건 또 다른 시행착오의 반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경기를 분석하고 우리가 준비했던 내용에서 잘못했던 부분을 찾되, 충분히 고민했던 부분은 꾸준하게 지켜 나가는 게 현재 상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K에 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격려에는 기대지 않는다. "선수의 부상도, 그 후에 생기는 변화도 결국은 그 팀이 가진 실력이다.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SK가 약팀이 됐다'는 평가는 받아들일 수 없다. 구단과 선수들에 대한 자부심은 여전하다.  
     
    염 감독은 "시작이 좋았다면 당연히 더 좋았겠지만, 지금 현재 너무 힘들다고 해서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분명히 자기 것을 갖고 가야 하고, 또 그걸 지켜주면서 흔들릴 수 있는 부분을 버텨 주는 게 감독으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올 시즌은 굳건하게 우리의 목표와 계획을 꾸준하게 실천해야 더 좋은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바랐다.  
     
    또 "이런 과정을 통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하나가 돼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가는 단단한 팀이 됐으면 좋겠다. 지금 결과는 잘 나오지 않고 있지만, 모두 주관을 갖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다시 우리 팀이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 앞으로의 선수들 모습을 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