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야구장 명물 벤치 클리어링 사라지나

    언택트 시대…야구장 명물 벤치 클리어링 사라지나

    [중앙일보] 입력 2020.05.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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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는 선수들의 우발적 충돌을 경계하고 있지만, 명확한 금지 규정은 없다. [뉴시스]

    KBO리그는 선수들의 우발적 충돌을 경계하고 있지만, 명확한 금지 규정은 없다. [뉴시스]

    ‘언택트(untact)’. ‘콘택트(contact·접촉)’에서 ‘콘(con)’ 대신 부정 의미 접두사 ‘언(un)을 합성한 신조어로, 대면 접촉을 하지 않는 경향을 뜻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은 스포츠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른바 ’언택트 시대‘를 열었다. 그렇다면 야구의 명물이던 벤치 클리어링도 사라질까.
     
    7월 개막 예정인 메이저리그(MLB)는 최근 67페이지 분량의 2020년 경기 운영 매뉴얼을 선수노조에 보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침 뱉기 ▶귀와 코를 만지는 사인 ▶구단 사우나 시설 사용 등을 금지했다. 특이한 건 벤치 클리어링 금지 조항이 포함된 점이다.
     
    벤치 클리어링은 양 팀 더그아웃 벤치에서 모든 선수가 뛰쳐나와 벌이는 몸싸움이다. 아이스하키에도 있지만, 역시 대표 종목은 야구다. 폭력 행위의 일종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야구의 매력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도를 넘는 과격 행동을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면 징계나 제재를 받는다.
     
    벤치 클리어링에서는 그럴 만한 이유도 있다. 야구는 매우 위험한 종목이다. 시속 150㎞를 넘는 공이 타자 몸쪽으로 날아온다. 더블 플레이를 막으려고 깊은 슬라이딩도 한다. 상대가 위협하면 이에 대해 단호히 맞서야 하는데, 이때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진다. ‘팀워크’를 다지는 수단이기도 하다. 벤치 클리어링 불참자에게는 팀 내부적으로 페널티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개막까지 미뤄야 했던 MLB는 선수 간 접촉에 따른 위험을 방지해야 했다.
     
    한국은 어떨까. KBO리그 팀도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공유한다. 하지만 벤치 클리어링에 대한 내용은 따로 없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벤치 클리어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기 중과 전후에 상대 팀 선수와 접촉을 금하는 조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단별 내부 지침은 있을까. 이동욱 NC 감독은 “코로나19 우려로 벤치 클리어링 금지 지시가 있었느냐” 묻자 “특별히 정한 규칙은 없다. 정말, 선수들에게 하지 말라고 해야 하나…”라며 난감해했다. 이 감독은 “벤치 클리어링은 보통 돌발적으로 일어난다. 감정적 행동을 막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조심하라고 주의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석장현 한화 운영팀장은 “(벤치 클리어링 금지를) 선수들에게 특별히 지시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때문에 아마도 일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