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생 이현승, 흔들리는 두산 불펜의 버팀목

    83년생 이현승, 흔들리는 두산 불펜의 버팀목

    [일간스포츠] 입력 2020.05.2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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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이현승이 9회초 구원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5.26/

    2020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이현승이 9회초 구원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5.26/

     
    이현승(37·두산)이 더그아웃에 베테랑이 필요한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두산 좌완 불펜투수 이현승은 개막 전까지는 필승조 일원으로 평가되지 않았다. 이형범, 함덕주, 박치국 등 최근 몇 시즌 사이에 성장한 젊은 투수들이 팀의 현재이자 미래로 기대받고 있었다. 그러나 개막 넷째 주를 맞은 현재, 두산의 뒷문지기는 이현승이다. 26일 열린 잠실 SK전에서도 6-3, 3점 앞선 9회초에 등판했다. 1점을 내줬지만 세이브를 챙겼다. 
     
    두산 불펜은 어수선하다. 2019시즌에 19세이브를 올린 이형범이 초반부터 난조를 보인 탓에 1인 클로저 체제를 포기했다. 우투수인 윤명준과 박치국도 기복이 있다. 그나마 지난주부터 좌완 트리오인 함덕주와 권혁 그리고 이현승이 분전하고 있다. 경기를 리드하고 있을 때 등판한다. 이현승은 세 투수 가운데서도 벤치의 신뢰를 가장 많이 받고 있다. 
     
    국가대항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나설만큼 경험이 풍부하다. 그러나 구위로 상대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이 아니다. 40대에 다가선 노장이다. 한 시즌 내내 클로저나 셋업맨을 맡기는 어려울 수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이상적인 모양새는 아니라고 본다. 이현승이 1⅓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재역전승 발판을 놓은 10일 KT전을 언급하며 "젊은 투수들이 박빙 상황에서 나서 주고, (이)현승이는 상대적으로 편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노장 투수가 불펜 에이스로 나서는 상황이 장기화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이현승이 있기에 두산은 작금의 위기를 막고, 내실을 갖추며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다. 시간을 벌었다는 얘기다. 
     
    2019시즌에는 배영수 투수 코치가 더그아웃과 불펜을 오가며 좋은 기운을 불어넣었다. 벤치워머라도 베테랑이 있으면 젊은 선수들은 든든하다. 이현승은 마운드 위에서도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일단 구심점이 있으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선수들도 심적인 안도를 바탕으로 조바심 없이 컨디션 회복을 노릴 수 있다. 선순환이 기대된다. 
     
    확신이 부족한 젊은 투수들에게는 좋은 본보기다. 김태형 감독은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도, 유도하거나 꾀어내는 투구를 고집하는 배터리에 한숨을 쉰다. 이현승은 130㎞(시속)대 후반에 불과한 구속으로도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 이러한 승부 성향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팀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이현승은 2020시즌을 앞두고 "고참이지만 젊은 선수들과 경쟁할 것이고, 임팩트 있는 시즌을 보내서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노욕이 아니다. 순수한 경쟁심이다. 한, 두 시즌 반짝 활약으로 주요 보직을 맡았던 젊은 투수들은 노장 투수의 행보에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현승의 분전은 불펜 난조로 고민 중인 두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