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켈차’ 빼고도 2위…LG가 달라졌어요

    ‘윌켈차’ 빼고도 2위…LG가 달라졌어요

    [중앙일보] 입력 2020.05.28 00:03 수정 2020.05.28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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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잠실 KT전에서 9회 말 1사 만루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LG 4번 타자 라모스가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뉴스1]

    24일 잠실 KT전에서 9회 말 1사 만루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LG 4번 타자 라모스가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뉴스1]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확실히 다르다. 13승 6패로 2위에 올라있다. 그것도 주축 선수 일부가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내놓은 결과다. 이들이 살아나고 돌아오면 정말 무서운 팀이 될 전망이다.
     
    LG는 개막 3연전(5~7일)에 ‘원투펀치’인 타일러 윌슨(31·미국)과 케이시 켈리(31·미국)를 투입하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가 개막 3연전에 한 명도 등판하지 않은 팀은 LG가 유일하다.  
     
    전지훈련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던 두 선수는 자가격리를 거치는 바람에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았다. 걱정했던 대로 둘은 첫 등판에서 부진했다. NC를 상대로 윌슨은 4와 3분의 1이닝 7실점, 켈리는 2이닝 6실점(5자책)이었다. 둘의 부진이 길어지는 모양새다. 세 번째 등판에서도 지난해의 구위를 되찾지 못했다.  
     
    설상가상, 3선발 차우찬도 부진했다. 개막전인 두산전(6이닝 1실점)에서만 호투했을 뿐, 이후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하지 못했다. 지난해 41승을 합작한 세 투수가 3주간 3승을 올렸다.
     
    연습경기에서 타격감이 좋았던 외야수 이형종(31)도 전력에서 이탈했다. 투구에 맞아 손등을 다쳤다. 다섯 번째 중수골이 골절됐는데, 회복 기간이 4~5주다. 류중일 LG 감독은 최근 “뼈 붙는 속도가 더디다”며 다음 달 초 복귀도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게 끝이 아니다. 지난해 35세이브(2위)를 기록한 마무리 고우석이 무릎을 다쳤다. 무릎 내측 반월판 연골 손상으로, 16일 수술을 받았다. 일러도 8월에나 1군에 돌아올 수 있다. LG 선수단은 모자에 이형종과 고우석의 등 번호인 ‘36’과 ‘19’를 쓰고 다닌다.
     
    그런 LG가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27일 현재 선두 NC에 이어 2위다. 두산과 개막 3연전(1승2패)을 빼고는 한 번도 루징시리즈(3연전 열세)를 기록하지 않았다.
     
    젊은 투수진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해 신인왕 정우영(21)은 ‘2년 차 징크스’를 모른다. 1승 3홀드 1세이브다. 우완 이상규(25)는 시속 150㎞까지 구속을 끌어올리면서 정우영과 함께 뒷문을 지킨다. 올해 1차 지명 신인 이민호(19)는 아직 무실점이다. 2차 1라운드 신인 김윤식(20)도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21일 삼성전에선 이민호(선발승)-김윤식(홀드)-정우영(홀드)-이상규(세이브)로 2-0 승리를 완성했다.
     
    고질적인 문제도 해결했다. LG의 약점은 맥 못 추는 4번 타자였다. 새로 영입한 로베르토 라모스(26)가 문제를 해결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 포함 홈런 1위(9개)다. 24일 KT전에선 9회 말 역전 만루홈런을 쳤다. 26일 한화전에선 선제홈런을 쳤다. 2경기 연속 결승타였다. 27일에도 1-1을 만드는 동점포를 터트렸다.
     
    2차 드래프트에서 데려온 2루수 정근우는 공·수·주에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존 2루수 정주현의 분발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백업 내야수 백승현, 신예 포수 박재욱과 베테랑 이성우도 제 몫을 한다. “우리 팀 백업이 약하지 않다”고 하던 류중일 감독 말대로다.
     
    LG가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맞춰야 할 마지막 퍼즐은 역시 선발진이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5.13으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윌켈차(윌슨-켈리-차우찬)’의 부진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셋만 살아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가능성이 보인다. 윌슨은 26일 한화전에서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첫 승을 거뒀다. 차우찬은 최근 4경기에서 직구 속도를 끌어올렸다(평균 시속 139.7→140.0→140.4→140.7㎞).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