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등판하는 LG 정우영 '2년 차 징크스는 없다'

    위기에 등판하는 LG 정우영 '2년 차 징크스는 없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5.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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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상황마다 등판해 짠물투를 펼치고 있는 LG 정우영. IS포토

    위기상황마다 등판해 짠물투를 펼치고 있는 LG 정우영. IS포토

     
    LG 정우영(21)은 삐걱했던 출발과 달리 개막 후에 든든하게 팀 허리진을 지탱해주고 있다. 

     
    정우영은 26일까지 1승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은 0.143,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0.84로 안정감이 묻어난다. 
     
    LG가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7승 무패로 승률 1.000을 자랑하는데는 정우영과 함께 이상규가 허리를 단단히 받쳐준 영향이 크다. 또한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도 승률이 0.400(2위, 4승6패)로 높은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승6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72로 22년 만에 LG에 신인왕을 안긴 정우영은 '2년 차 징크스'와 거리거 먼 모습이다. 
     
    출발은 삐걱댔다. 정우영은 지난해 연말 선발 투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4~5선발이 약한 팀 사정을 고려한 류중일 LG 감독은 "정우영도 선발 투수 후보군에 포함시킨다. 스프링캠프에서 투구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야심차게 도전했지만, 캠프 초반 선발 경쟁에서 조기 탈락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어깨에 미세한 불편함을 느껴 몸을 만드는 시간이 부족했고, 이에 투구 수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어서다.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정우영의 향후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고려해 무리시키지 않도록 주문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막바지 불펜 투구 수가 50개 정도에 그쳤다. 정우영은 "내가 조금은 급했던 것 같다. 전혀 실망하지 않았다"며 "다신 아프지 않고 마음껏 공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훨씬 크다"며 스파이크 끈을 조여맸다. 
     
    하지만 자체 청백전과 타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프로 데뷔 시즌 굉장한 활약을 펼친 신인 선수에게는 이듬해 '2년 차 징크스' 꼬리표가 따라붙곤 한다. 류중일 감독도 "정우영과 같은 젊은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고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야 대표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며 경계심을 갖도록 주문했다. 
     
    이달 초 개막 후 정우영은 셋업맨으로 지난해와 변함 없는 모습이다. 시즌 준비 과정부터 경험한 아쉬움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특히 멀티 이닝 소화력이 돋보인다. 시즌 첫 등판이던 5일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1이닝 투구를 제외하면, 나머지 6경기에선 1⅓이닝~2⅓이닝을 던졌다. 새로운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아닌,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급한 불을 끄는 경우가 많다. 26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2-0으로 아슬하게 앞선 7회 말 1사 1·2루에서 등판해 송광민을 병살타로 잡아냈고, 8회 선두타자 볼넷 허용 후에 또 한 번 병살타를 유도했다. 긴 이닝 소화가 여러 부담이 될 수 있으나, 적어도 하루 휴식 뒤 등판해 크게 무리가 따르진 않는다.   
     
    지난해 신인왕 수상의 원동력이었던 '투심 패스트볼'의 위력은 여전하다. 우타자 몸쪽으로 휘는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의 투심 패스트볼은 140㎞ 초반대에 형성된다. 타자들이 이를 알고 배트를 휘둘러도 빗맞기 일쑤다. 정우영이 올 시즌 처리한 총 32개의 아웃카운트 중 땅볼(20개)이 뜬공(4개) 보다 훨씬 많은 이유다. 
     
    LG는 지난해 35세이브를 거둔 고우석이 무릎 수술로 빠져 불펜 부담이 커진 가운데, 2년 차 정우영이 긴 이닝을 안정적인 투구로 막아 든든하다.  
     
    대전=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