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 유희관, 흔들리는 불펜 향한 배려와 믿음

    '조장' 유희관, 흔들리는 불펜 향한 배려와 믿음

    [일간스포츠] 입력 2020.05.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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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4회초 1사 권희동의 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정수빈이 다이빙캐치로 잡아내자 이닝을 교체하며 유희관이 손을 맞잡고 있다.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5.21/

    2020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4회초 1사 권희동의 안타성 타구를 중견수 정수빈이 다이빙캐치로 잡아내자 이닝을 교체하며 유희관이 손을 맞잡고 있다.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5.21/

     
    두산 투수조 조장 유희관(33)이 고전하고 있는 불펜진을 향한 믿음을 전했다. 

     
    유희관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7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타선이 그가 마운드 위에 있을 때 4점을 지원했고, 불펜진도 리드를 지켜냈다.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이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에 중계됐다. 느린 공, 익살맞은 퍼포먼스 등 유희관의 남다른 개성은 이미 미국 야구팬에 자주 소개됐다. 유희관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관심이 생긴 것은 좋은 일이고 느린 공으로도 잘 던질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지만, 미국 내 중계로 인해 호투한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경기력 외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전했다. 그의 슬로우 커브는 중계를 진행하는 캐스터와 전문가의 감탄을 자아냈다. 유희관은 "1구로 경기 향방이 바뀔 수 있다. SK전은 타이트했다. 이슈를 위해 야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배트 플립 등 여러 가지가 주목받고 있지만, 미국 내 평가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한국 야구만의 매력이 있는 것이고, 이슈화된 부분을 따라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유희관의 관심사는 이닝 소화뿐이다. 그는 "나는 선발투수다 보니 5일에 한 번씩 등판한다. 다른 선수들은 매일 경기를 한다. 그래서 더 많은 이닝을 막아주고 싶다"고 했다. 
     
    고전하고 있는 불펜진을 위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두산 불펜진은 19경기를 치른 27일 현재 기준으로 평균자책점 8.29를 기록했다. 리그 최하위다. 유희관은 "시즌 초반이지만 타이트한 경기가 많았다. 결과가 안 좋다 보니 젊은 투수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한 이닝이라도 더 막아서 불펜진 체력을 아껴주고 싶다"고 말했다. 
     
    독려나 위로만 하지는 않는다. 유희관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한 번 이상 겪는 부진이다. 미리 왔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겨 내야 할 성장통이다"고 말했다. 조언도 하지만 쓴소리가 필요할 때는 주저 하지 않는다고. 개개인이 스스로 이겨내야 진정한 깨달음이 있다고 본다.      
     
    유희관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노리고 있다. 애착이 있는 기록이다. 통산 100승도 11승 남았다. 그는 "내 느린 공처럼 천천히 내 길을 가겠다. 열심히 하다 보면 따라올 기록이다"며 웃었다. 
     
    그 길에 불펜진의 조력은 필수다. 지난 21일 잠실 NC전에서도 유희관은 6이닝 2실점을 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진이 9회 투구에서 역전을 허용하며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투수조 조장이자 고참인 그는 다시 한번 젊은 투수들을 향한 신뢰를 보냈다. "이 시기를 잘 넘기면 좋아질 것이고, 나도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믿음을 갖고 남은 이닝을 볼 것이다. 잘 마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며 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