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첫 승 롯데 이인복 ”볼넷만 주지 말자는 생각”

    7년 만에 첫 승 롯데 이인복 ”볼넷만 주지 말자는 생각”

    [중앙일보] 입력 2020.05.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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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이인복.

    롯데 자이언츠 이인복.

    감격적인 첫 승이었다. 롯데 우완 이인복(29)이 프로 입문 7년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롯데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8-3으로 이겼다. 전날 연장 11회에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롯데는 설욕에 성공했다. 최근 4연패에서도 벗어났다. 11승 12패.
     
    롯데는 선발 댄 스트레일리가 5회까지 7안타 1실점으로 잘 막았다.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에 막혀 4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했지만, 상대 실책을 틈다 5회 초 2-1 역전에 성공했다. 7회엔 이대호가 적시타를 쳐 3-1로 달아났다.
     
    두산의 반격도 매서웠다. 8회 말 진명호로부터 김재환, 최주환이 볼넷을 골랐다. 무사 1,2루. 롯데 벤치는 이인복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인복은 허경민을 1루 땅볼로 처리했다. 그러나 박건우에게 1사 2, 3루에서 중전안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롯데 이인복이 역투하고 있다.2020.5.31/뉴스1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롯데 이인복이 역투하고 있다.2020.5.31/뉴스1

    하지만 이인복은 무너지지 않았다. 김재호를 상대로 병살타를 이끌어내 역전을 막았다. 9회는 삼자범퇴였고, 10회엔 안타 하나를 내줬으나 실점없이 막았다. 3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롯데가 연장 11회 초 대거 5점을 뽑아내면서 8-3으로 이겼고, 이인복은 승리투수가 됐다. 프로 데뷔 7년, 29경기 만에 거둔 첫 승이었다.
     
    이인복은 경기 뒤 첫 승 기념구를 들고 미소를 지었다. 이인복은 "팀이 도와준 덕분이다. 승리투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블론세이브 상황에 대해선 "사실 그런 상황에서 마운드에 선 적이 많지 않다. 건우 형에게 내준 안타는 실투 때문이었다. 땅볼을 유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던져야 했는데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게 실수였다"고 했다.
     
    그는 "처음부터 길게 던지는 건 아니었다. 3이닝을 던졌는데 더 던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승이) 기쁘진 않다. 너무 오래 걸려서인지 떨떠름하다. 더 좋은 활약을 해서 승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인복은 연세대 시절 강속구를 뿌렸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구속은 약간 떨어졌으나 그래도 좋은 기량을 유지했다. 입단 당시 2차지명 2라운드 전체 20순위에 지명될 정도로 기대도 컸다. 그러나 입단 이후 2년간 기회를 얻지 못했고, 경찰청에 입대했다. 경찰청 시절 두자릿수 승리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전역 이후에도 이인복은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엔 1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68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19시즌 뒤엔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 파견됐으나 어깨 통증으로 조기 귀국하기도 했다. 이인복은 "사실 공은 올해보다 작년이 더 좋았다"고 했다.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20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8회말 교체 투입된 롯데 이인복이 역투하고 있다. 2020.5.20/뉴스1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20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8회말 교체 투입된 롯데 이인복이 역투하고 있다. 2020.5.20/뉴스1

     
    이인복은 오른 어깨에 고질적인 통증이 있다. 지난해 11월 질롱 파견을 위해서 급하게 몸을 끌어올리다 극상근 파열 부상을 당했다. 그래서 올시즌 전지훈련도 가지 못했고, 재활군에서 두 달 동안 있었다.
     
    좋은 성적은 '좋은 생각'에서 나왔다. 이인복은 "올해는 '그냥 던지자'이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친다고 다 안타가 되는 게 아니니까 '빨리 쳐줘라'는 마음이다. 그는 "난투심패스트볼이 무기고, 삼진을 잘 잡는 투수가 아니다. 수비를 믿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내야수를 믿고 던진다"고 했다.
     
    생애 첫 방송 인터뷰도 한 이인복은 "올해는 '볼넷 주지 말자. 두드려 맞자'는 생각으로 던지려고 한다. 노경은, 송승준 선배 등 주변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올해는 운도 따르는 것 같다. 인터뷰를 더 자주 하고 싶다"고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