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가성비 보고 뽑은 모터 ‘더는 안 키워’

    키움, 가성비 보고 뽑은 모터 ‘더는 안 키워’

    [중앙일보] 입력 2020.06.01 00:03 수정 2020.06.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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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 한 달 만에 방출된 키움 모터. [뉴스1]

    개막 한 달 만에 방출된 키움 모터. [뉴스1]

    또 하나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신화는 없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테일러 모터(31·미국)가 개막 한 달도 안 돼 제일 먼저 짐을 쌌다.

     
    키움은 지난달 30일 모터를 방출했다. 연봉 총액 35만 달러(4억3000만원)인 모터는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30명 중 연봉이 가장 낮았다. 지난 시즌, 50만 달러(6억2000만원) 연봉을 받고 타점왕이 된 제리 샌즈(33·미국)에 이어 가성비 좋은 선수를 기대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모터는 올해 10경기에 나와 타율 0.114(3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저조했다. 개막 후에 한국에 온 아내가 혼자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힘들어했다. 모터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쳤다. 손혁 키움 감독은 지난달 16일 모터를 2군으로 보내 마음을 다스릴 시간을 줬다. 그러나 26일 1군에 올라온 이후에도 8타수 1안타로 크게 나아진 게 없었고, 결국 칼을 빼 들었다.

     
    올해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 교체에 소극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규리그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면서 팀 수입이 많이 감소했다. 세계적인 경제 활동 위축으로 모기업 자금 사정도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까지 교체하는 건, 눈치 보이는 일이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31·미국)도 지난달 28일까지 타율 1할대로 부진했다. KBO리그 3년 차인 한화 이글스의 제러드 호잉(31·미국)도 2할대 타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호잉은 타격이 안 풀리면서 타석에서 방망이나 헬멧을 던지는 짜증 섞인 행동이 잦다. 그런데도 교체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를 내보낼 경우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 살라디노는 총액 90만 달러(11억원), 호잉은 총액 115만 달러(14억원)에 계약했다. 구단은 새 외국인 선수를 발굴하고 계약을 진행하는데 드는 비용까지 추가 부담해야 한다. 선수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도 코로나19 사태 와중이라 직접 해외에 나가 선수를 알아보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키움 측은 “모터에게도 남은 연봉을 다 지급했다. 다른 팀보다 큰 액수는 아니어서 발 빠르게 교체를 결정할 수 있었다”면서도 “대체 선수를 찾는데 6~7주 정도 예상하지만, 상황에 따라 늦어질 수도 있다. 국내 타자들이 잘 해주고 있어 촉박하게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