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더 단단해진 요키시의 키워드, 적응과 구속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더 단단해진 요키시의 키워드, 적응과 구속

    [일간스포츠] 입력 2020.06.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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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구속 증가로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키움 요키시. IS포토

    올 시즌 구속 증가로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키움 요키시. IS포토

     
    180도 다른 투수가 됐다. KBO 리그 2년 차 에릭 요키시(31 ·키움)가 구속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시즌 초반 요키시의 활약이 대단하다. 5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했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하며 모두 승리를 따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87로 낮다. 피안타율도 0.194로 수준급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8명 중 5월 한 달 동안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구창모(NC·0.51)와 요키시 둘 뿐이다. 그만큼 압도적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투구 레퍼토리가 달라진 건 아니다. 투심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섞는다. 눈여겨볼 부분은 구속이다. KBO 공식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요키시의 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지난해 시속 142.7㎞에서 144㎞로 늘었다. 최고구속이 시속 148.7㎞에서 148.1㎞로 소폭 하락했지만, 평균구속이 늘면서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구속이 자연스럽게 상승했다.
     
    변화구도 달라졌다. 지난해 17%에서 올해 24%까지 비율을 높인 커브의 평균구속도 시속 124.1㎞에서 126.3㎞로 빨라졌다. 요키시는 이번 시즌 커브 피안타율이 제로다. 슬라이더는 평균구속이 시속 3.3㎞가 늘었다. 지난해 9이닝당 볼넷이 1.94개(리그 5위)에 불과할 정도로 컨트롤이 안정적인데 전체 구종의 구속이 빨라지면서 마운드 위 위압감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요키시의 변화를 예상한 관계자가 있다. 바로 김치현 단장이다. 김 단장은 "지난해 요키시의 구속은 우리가 미국에서 봤을 때 구속이 아니었다. 잘 나와야 시속 140㎞대 중반이었다"며 "시즌 초반 부진했던 기간이 있었는데 본인 스타일대로 하지 못하더라. 1년 차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2년 차에 들어가면서 심리적으로 편안해졌다. 몸 상태도 좋고 구속이 나오니까 아프지만 않으면 계속 잘 던질 것 같다"고 했다.
     
     
    선수도 동의한다. 요키시는 "지난해 한국야구를 경험하면서 심적으로 편해진 부분이 있다. 적응을 마치면서 점차 미국에서 기록했던 구속을 찾아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메카닉의 변화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적응'이다. 외국인 선수는 이방인이다. 흔히 '용병'이라고도 부른다. 팀에 녹아드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김치현 단장은 "모든 외국인 선수는 불안 요소가 있다. 스카우트 평가대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한국에 왔을 때 변수가 너무 많다"며 "음식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중요하다. 첫 시즌에는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눈치만 본다. 옛날 밴헤켄(2012~17)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야구를 잘하면서 자기 얘길 꺼내고 반대로 현장도 선수를 존중한다. 현재 요키시가 그렇다"고 했다.
     
    요키시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 구단이 미국에서 체크했던 모습이 나오면서 날개를 달았다. 시즌 초반 압도적인 페이스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6년 동안 무려 73승을 기록한 왼손 투수 밴헤켄. 구속이 늘어난 요키시가 '제2의 벤헤켄'으로 떠올랐다. 비결은 리그 적응에 따른 구속 증가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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