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토리] ”우리 투수들은 말이야…” 이흥련을 감동시킨 이재원의 문자 메시지

    [IS 스토리] ”우리 투수들은 말이야…” 이흥련을 감동시킨 이재원의 문자 메시지

    [일간스포츠] 입력 2020.06.04 15:03 수정 2020.06.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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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트레이드 후 첫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흥련의 모습. SK 제공

    지난달 30일 트레이드 후 첫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흥련의 모습. SK 제공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사이였는데, 먼저 손을 내밀고 도움을 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SK 포수 이흥련(31)은 트레이드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휴대전화로 쏟아진 수많은 격려 연락 사이에서 뜻밖의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발견했다. 팀 선배인 SK 이재원(33)이 새 동료에게 먼저 보낸 환영 인사였다.  
     
    부동의 SK 주전포수인 이재원은 지금 1군에 없다. 개막 세 번째 경기인 지난달 7일 인천 한화전에서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 오른손 엄지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 전열을 이탈했다. 재활을 마치고 복귀하기까지 6주에서 8주가 걸린다는 진단을 받고 한 달 째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SK는 주전 안방마님이 부상으로 빠진 그날부터 10경기를 내리 패하면서 하위권으로 처졌다. 결국 이재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두산과 트레이드를 추진했고, 건실한 포수 이흥련을 영입했다. SK 선수들과 언론을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이재원은 같은 포지션 후배인 이흥련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해 먼저 팔을 걷어 붙였다.  
     
    이흥련이 이재원의 연락에 더 감동할 수밖에 없던 이유도 있다. 그 메시지 안에 단순히 "같은 팀에서 뛰게 돼 기쁘다"는 인사만 담겨 있던 게 아니라서다. 이흥련은 "팀에 오자마자 리카르도 핀토와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재원이 형이 '핀토는 어떤 식으로 던지는 투수이고, 어떻게 리드하면 좋을 것'이라고 세심하게 조언을 해주시더라"며 "이적하자마자 선발 출장을 하게 돼 준비할 게 많았는데, 그런 조언을 해주셔서 정말 고마웠다"고 털어 놓았다. 새 팀에서 새 투수들과 갑작스럽게 교감해야 할 이흥련에게는 그 무엇보다 값진 도움이었다.  
     
    SK 잠수함 선발 투수 박종훈과 배터리를 이룬 31일도 마찬가지였다. 이흥련은 "종훈이는 흔한 유형의 투수가 아니지 않나"라며 "이번에도 재원이 형이 먼저 '종훈이 공은 어떤 식으로 받으면 되고, 이런 부분을 미리 알면 좋을 것이다'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실제로 두 경기 모두 결과도 좋았다. 핀토와 박종훈은 차례로 새 포수 이흥련과 무난한 호흡을 보이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베테랑의 품격'이다. 부상으로 잠시 더그아웃을 비운 상황에서도 새로 온 후배의 적응과 팀 승리를 위해 남몰래 지원사격한 이재원의 책임감이 이흥련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이흥련은 "그동안 경기장에서 만나면 인사 정도나 드렸지, 한 번도 개인적인 친분이 없던 사이인데 형이 먼저 연락을 해주셔서 나도 놀랐다"며 "형이 나보다 훨씬 뛰어난 포수인 게 확실하고, 아직 나는 형의 자리를 넘볼 만한 실력도 아니라 더 발전해야 한다. 그저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