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 내주고 첫 역전승' 모라이스의 전북, 뒤집는 힘도 강해졌다

    '선제골 내주고 첫 역전승' 모라이스의 전북, 뒤집는 힘도 강해졌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6.17 06:00 수정 2020.06.1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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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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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선제골을 잘 내주지 않는 팀이다.
     
    K리그1(1부리그) 기록을 놓고 살폈을 때, 모라이스 감독이 부임한 후 치른 2019시즌 38경기, 그리고 2020시즌 7경기를 더해 총 45경기 중 전북이 선제골을 내준 경기는 9경기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두 차례 0-0 무승부를 제외한다면 전북은 45경기 중 34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선제골을 내주는 경우가 드문 만큼, 한 번 선제골을 내주면 유독 '뒤집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모라이스 감독의 K리그1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3월 1일 대구 FC와 경기에서 에드가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1-1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3월 17일 강원 FC전에서도 김지현에게 선제골을 내준 것이 그대로 강원의 결승골이 됐다. 전북의 시즌 첫 패배였다.
     
    이후로도 전북은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면 지거나 비기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4월 2일 경남 FC전은 곽태휘의 자책골로 먼저 점수를 내준 뒤 난타전 끝에 3-3으로 비겼고 5월 12일 울산 현대전은 김인성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1-2로 패했다. 한참 무패 가도를 달리던 8월 24일 성남 FC전에서도 임채민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1-1로 비겼고, 19경기 연속 무패가 좌절된 9월 25일 대구전 0-2 패배 역시 에드가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당했다. 10월 26일 FC 서울과 경기서도 황현수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결국 1-1로 비겼다.
     
    선제골만 내주면 지거나 비기는 모라이스호 전북의 '징크스'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작용했다. 지난 시즌 조별리그 G조 2차전 부리람 원정에서 상대에게 먼저 선제골을 내주고 뒤집지 못한 채 0-1로 패했고, 2020시즌 ACL에서도 조별리그 H조 1차전 요코하마 F 마리노스전에서 엔도 케이타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1-2로 패했다. 이처럼 모라이스 감독 부임 후 전북은 선제골을 내준 뒤 '역전승'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도 이 '징크스'는 계속되는 듯 싶었다. 당장 지난달 30일 강원전이 그랬다. 전반 15분 홍정호의 퇴장으로 어려운 경기를 펼친 전북은 고무열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그대로 0-1 패배를 당했다. 1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 전반 40분 이승모의 선제골이 터졌을 때 전북의 '징크스'가 불길하게 떠오른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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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이날의 전북은 달랐다. 포항이 잇단 부상으로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소진하고, 공격의 핵이었던 팔로세비치와 이승모가 모두 빠져나가면서 전북에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14분 포항 문전 혼잡 상황에서 흘러든 김민혁의 패스가 하창래를 맞아 굴절됐고, 이를 한교원이 밀어 넣으며 동점골이 터졌다. 그래도 이 때까지만 해도 확신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접어들 무렵,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혁이 머리로 극장골을 터뜨렸다. 2-1로 뒤집힌 채 경기가 끝났고, 전북은 적지에서 역전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시즌 극적인 우승을 달성하면서도 모라이스 감독이 저평가 받았던 건 상대적으로 희미해진 '닥공'이라는 팀 컬러와 2018시즌(8무)에 비해 크게 늘어난 무승부(2019시즌 13무) 등 여러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K리그1에서 두 시즌 째를 맞이하는 모라이스호 전북은 지난 시즌 약점들을 메꿔가며 더 강한 팀으로 변해가고 있다. '모라이스 감독 체제 하에서, 선제골 내주고 뒤집은 첫 번째 역전승', 포항전 승리가 승점 3점 이상으로 가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포항=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