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에서 '미라클' 만들어가는 LG 내야수 손호영

    1군에서 '미라클' 만들어가는 LG 내야수 손호영

    [일간스포츠] 입력 2020.06.1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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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내야수 손호영. [연합뉴스]

    LG 트윈스 내야수 손호영. [연합뉴스]

    LG 내야진에서 또 하나의 별이 자란다. 미국행 이후 독립야구단을 거쳐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르고 안타까지 때려낸 손호영(26)의 이야기다.
     
    손호영은 18일 대전 한화전 7회 초 박상원을 상대로 2루타를 때렸다. 지난 16일 1군 콜업된 뒤 3경기만에 때려낸 KBO리그 첫 안타였다. 기세를 탄 손호영은 다음 타석에서 두 번째 안타와 함께 첫 타점을 올렸다. 내친 김에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지난 4년간 키운 꿈들이 한 번에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19일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손호영은 "무작정 안타치고 싶고, 뛰고 싶고 그랬는데 생각대로 되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손호영은 안양 충훈고를 졸업하고, 홍익대에 진학했다가 중퇴하고, 2014년 4월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유격수를 주로 봤던 그는 미국 진출 2년 만에 투수로 변신했다. 하지만 어깨 통증이 생겨 더 이상 공을 던질 수 없었다. 결국 2017년 3월,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왔다.
     
     
    지난해 신인지명회의에서 LG 지명을 받은 손호영. [뉴스1]

    지난해 신인지명회의에서 LG 지명을 받은 손호영. [뉴스1]

    야구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은 손호영은 일반병으로 입대했다. 다행히 부대 관계자들은 야구선수였던 그가 운동할 수 있게 배려했다. 재활치료도 잘 됐고, 야구선수 출신 후임병이 들어와 여건도 좋아졌다. 군복무를 마친 뒤엔 고교 시절 은사인 김인식 감독(67)이 이끄는 독립야구단 미라클에 입단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드래프트에서 LG의 선택을 받았다.
     
    전지훈련에도 참여한 손호영은 내야수 출신 류중일 감독으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타격과 수비 기본기에 대해 류 감독이 직접 휴대폰으로 찍은 영상을 보며 알려줬다. 흔치 않은 기회다.
     
    류중일 LG 감독은 "기본기가 조금 부족했다. 그래서 한 번 손을 대다보니 계속 알려주게 됐다"고 웃었다. 류 감독은 "그런데 훈련하면서 아프다는 소리를 한 번도 안했다. SK 시절 모창민(현 NC)도 생각났다. 창민이도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호영이도 힘이 있다. 그런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손호영은 "폼도 바꾸고. 공 보는 것도 많이 바꿨다. 힘들긴 했는데 감독님이 앞에 계시니까 내색을 못 했다"며 "하나라도 들어야 좋은 거니까. 득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막 후 퓨처스(2군)리그에서 한 달 정도를 보낸 손호영에게 마침내 기회가 왔다. 주전 3루수 김민성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면서 1군에 올라오게 됐다. 손호영은 "긴장됐다. 야구장 들어올 때부터 잠실 냄새가 난다"며 웃었다.
     
     
    두산과 연습경기에서 도루를 성공하는 손호영(오른쪽). [연합뉴스]

    두산과 연습경기에서 도루를 성공하는 손호영(오른쪽). [연합뉴스]

    그는 16일 한화전 9회 대타(중견수 뜬공)로 데뷔전을 치른 손호영은 이튿날 경기에선 선발 출전했으나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세 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안타, 타점, 도루까지 한꺼번에 기록했다. 팀 동료들은 야단스럽게 축하했고, 임훈 코치가 그에게 기념구를 건넸다. 손호영은 "형들이 정말 많이 축하해주셨다. 사실 지금까지 모은 기념구가 없다. 이번이 처음"이라고 웃었다. 그는 "민성이 형이 돌아올 때까지 100%는 아니어도 70%까지는 하고 싶다"고 했다.
     
    시카고 컵스 출신인 손호영은 성민규 롯데 단장, 이학주, 하재훈 등과 인연이 있다. 성 단장은 손호영의 미국행을 이끌었고, 이학주·하재훈과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같이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친한 사람은 역시 하재훈이다. 하재훈은 미라클 시절 "열심히 준비하고 기다리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LG는 다음 주 주말 3연전(26~28일, 인천)에서 SK를 만난다. 지금같은 활약이라면 외야수에서 투수로 변신한 하재훈과 투타 대결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하재훈과 투타 대결은 자신있느냐'는 질문에 손호영의 얼굴에서 미소가 번졌다. "재훈이 형은 많이 봤으니까 제가 무조건 이길 수 있습니다." 벌써부터 일주일 뒤가 기다려지는 듯 한 눈치였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