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이슈] 강정호의 뻔한 사과, 이젠 구단의 '철퇴'가 필요

    [IS 이슈] 강정호의 뻔한 사과, 이젠 구단의 '철퇴'가 필요

    [일간스포츠] 입력 2020.06.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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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복귀를 타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정호가 기자회견장을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국내 복귀를 타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정호가 기자회견장을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이젠 구단의 '철퇴'가 내려질 타이밍이다.
     
    23일 오후 논란 속에 강정호(33)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5일 미국에서 입국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잠복기를 고려해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이날 입장을 밝혔다.
     
    내용은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예상 가능한 답변만 잔뜩 내놨다. 첫해 연봉 반납,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 참여, 유소년 야구봉사 활동 등 내놓을 수 있는 모든 카드를 잔뜩 꺼냈지만 어떤 얘길 해도 공감대가 형성되기 어려웠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무려 3번의 음주운전 적발. "4년째 금주하고 있다"는 그의 말에서 진정성을 느끼기 힘든 이유다.
     
    KBO는 강정호를 멈춰 세우지 못했다. 지난달 25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솜방망이 처벌(선수 등록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에 그쳤다. 강정호는 KBO 징계가 나온 뒤 귀국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상벌위원회에 참석해 소명할 기회가 있었지만, 법률대리인만 세워 뒤로 빠졌다. 그가 상벌위원회에 제출한 건 컴퓨터로 작성한 반성문에 자필 서명을 추가한 게 전부였다.
     
    국내 복귀를 타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정호가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내 복귀를 타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정호가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정호는 기자회견에서 "사과가 늦어진 점은 정말 죄송하다. 상벌위가 늦어진 것도 있고, 코로나19로 늦어지기도 했다"고 변명했다. 4월 중순쯤 KBO에 상벌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한 건 강정호다. 그때 빠르게 준비했다면 상벌위원회 날짜에 맞춰 입국해 관련 내용에 대한 소명과 사과할 기회는 충분했다.
     
    강정호 국내에 복귀하면 안 되는 이유. 그가 기자회견에서 내뱉은 말에 답이 있다. 강정호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 들이박고 현장 수습하지 않고 숙소로 가버리는 행동을 저질렀다. 정말 나쁜 행동이었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다"고 했다. 그의 3번째 '사고'는 단순 음주운전 적발이 아닌 음주 뺑소니였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중범죄다.
     
    강정호는 향후 계획을 밝히면서 "음주운전을 하면 자기 인생을 어떻게 망칠 수 있는지 알려서 우리나라 음주운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음주운전을 3번이나 저지른 선수가 리그에 복귀하는 건 오히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낮추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는 프로야구 원년 캐치프레이즈를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 복귀를 타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정호가 기자회견장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국내 복귀를 타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정호가 기자회견장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그는 "제가 과연 한국에서 야구를 할 자격이 있는지…자격 없다고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그렇게 판단했다면 복귀 의사를 철회해야 한다. 이제 와서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음주운전 자체만으로 심각한 범죄인데 이를 두 번이나 구단에 은폐했다. 3번째 음주운전 적발이 아니었다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을 사건이다. 그동안 철저하게 구단을 속였던 강정호. 늦었지만 구단의 철퇴가 필요한 이유다. 내부 기강을 바로 세울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