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식사·수면 부족으로 심신쇠약”…염경엽 감독을 쓰러뜨린 스트레스

    [IS 포커스] ”식사·수면 부족으로 심신쇠약”…염경엽 감독을 쓰러뜨린 스트레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6.25 20:03 수정 2020.06.2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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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SK 염경엽 감독이 2회초 후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OSEN 제공 /2020.06.25/

    2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SK 염경엽 감독이 2회초 후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OSEN 제공 /2020.06.25/

     
    염경엽(52) SK 감독이 경기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염 감독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을 지휘하던 중 2회초 두산 공격이 끝나갈 무렵 더그아웃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SK 더그아웃은 순식간에 충격으로 아수라장이 됐고, 3루 더그아웃에 있던 김태형 두산 감독과 강석천 두산 수석코치도 1루 쪽으로 건너와 상태를 살폈다. 그라운드로 나온 의료진은 곧바로 염 감독을 구급차에 싣고 인천 길병원으로 향했다.  
     
    SK 관계자는 "다행히 감독님이 의식은 금세 되찾으셨다. 다만 응급실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스트레스로 인해 식사와 수면이 부족해 심신이 쇠약해졌다'는 소견을 들었다"며 "일단 병원에 입원해 추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성적 부진에 따른 압박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진다. 올 시즌 한 차례 10연패를 겪으면서 9위로 처진 SK는 25일 더블헤더 1차전까지 다시 8연패 늪에 빠져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더블헤더 1차전 1회까지 3-3으로 맞섰지만 2회초 3점을 내줘 다시 3-6으로 리드를 빼앗기자 염 감독이 순간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감독들의 성적 스트레스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감독 몸값의 절반 이상은 스트레스값'이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다. 그동안 감독들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결장하거나 경기 중 더그아웃을 떠나 한시적으로 감독대행이 경기를 지휘했던 사례도 17회나 있다. 
     
     
    2020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5.19/

    2020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5.19/

     
    실제로 스트레스와의 전쟁에서 결국 패한 감독도 적지 않았다. 롯데 사령탑이던 고 김명성 감독은 순위싸움이 한창이던 2001년 7월 24일 세상을 떠났다. 승부 스트레스로 연일 폭음과 줄담배가 이어졌고, 결국 급성 심근경색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1997년 6월에는 백인천 당시 삼성 감독이 고혈압과 뇌출혈로 감독석을 비웠다가 한 달 만에 복귀했지만, 그해 9월 LG와 더블헤더 첫 경기를 마친 뒤 끝내 두 번째 경기 지휘를 포기하고 자진사퇴했다.  
     
    또 1999년 한화를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이희수 감독은 그해 중반부터 귀 뒷부분에 종양이 자라기 시작해 결국 이듬해인 2000년 수술을 받았다. 건강상의 이유로 재계약도 포기해야 했다.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은 2016년 5월 허리 디스크로 인한 통증이 심해져 시즌 도중 수술대에 올랐다. 15일간 경기를 지휘하지 못하고 김광수 당시 수석코치에게 대행을 맡겼다.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2017년 8월 게실염(대장벽에 생긴 작은 주머니 안에 장 내용물이 고여 발생하는 염증)으로 입원해 치료를 마치고 4일 만에 복귀하기도 했다.  
     
    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