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 유망주' 비웨사, 피부색 달라도 목표는 한국 신기록

    '한국 육상 유망주' 비웨사, 피부색 달라도 목표는 한국 신기록

    [연합] 입력 2020.06.30 08:31 수정 2020.06.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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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웨사와 김동훤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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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남자 고교생 스프린터 비웨사

    한국 남자 고교생 스프린터 비웨사


    한국 육상 남자 단거리 유망주 비웨사

    한국 육상 남자 단거리 유망주 비웨사


    비웨사와 김동훤 지도자

    비웨사와 김동훤 지도자


    '한국 육상 유망주' 비웨사, 피부색 달라도 목표는 한국 신기록

    부모는 콩고 출신이지만, 비웨사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인'

    중학교 3년 때 국적 취득…고교 입학 후 전국규모 한국육상대회 출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17·원곡고 2학년)는 외모도 이름도 '이국적'이다.

    하지만 비웨사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인이다.

    그가 꿈꾸는 미래에, 비웨사는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서 트랙을 누비고 있다.

    또래 육상 선수들처럼, 비웨사의 목표는 국가대표와 한국 남자 100m 신기록(현재 김국영의 10초07) 달성이다.

    이달 25일부터 28일까지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가 유튜브와 포털 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비웨사에게 관심을 보이는 팬이 많아졌다.

    특히, 18세 이하 선수권 남자 100m 준결선에서 60m 지점부터 속도를 낮추고도 1위를 차지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비웨사는 11초04로 2조 1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으나 부상을 방지하고자 결선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비웨사를 발굴하고, 현재 지도하는 김동훤 원곡고 육상 지도자는 "최근 들어 비웨사에 관해 묻는 분이 많다"며 "비웨사가 갑작스러운 관심을 부담스러워하지만, 좋은 동기부여도 될 것 같다.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진 선수고, 열심히 훈련하는 선수다"라고 소개했다.

    ◇ 부모님은 콩고인, 하지만 비웨사는 한국인

    비웨사는 원곡고 1학년이던 지난해부터 전국 규모 고교대회에 얼굴을 드러냈다.

    김동훤 지도자는 "비웨사가 중학교 3학년 때, 한국 국적을 얻었다. 한국 국적이 없어서 고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안산시 대회'에만 참가했다"고 전했다.

    비웨사의 부모는 콩고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비웨사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인이다. 아직 한국 밖을 나가본 적도 없다.

    비웨사의 부모는 한국에서 귀한 아들을 얻었다. 아들을 '한국인'으로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국적 취득'은 번번이 좌절됐다. 또래보다 달리기를 잘하는 아들 비웨사가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도 자꾸 미뤄졌다.

    김동훤 지도자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안산시 높이뛰기 대회에서 비웨사를 처음 봤다. 비웨사는 6학년부터 단거리에 집중했다"며 "육상 특기생으로 중학교에 진학하고 싶어했지만, 국적 취득이 늦어지면서 '일반 학생' 신분으로 육상을 했다. 주위에서 돕기는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전했다.

    다행히 중학교 3학년이던 2018년, 비웨사는 어머니와 함께 한국 국적을 얻었다.

    특기생으로 원곡고에 진학하면서 '전문 육상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전문 교육을 받은 지 1년 6개월 만에 비웨사는 손꼽는 한국 육상 단거리 유망주로 떠올랐다.

    ◇ 100m 개인 최고 기록은 10초95…전문교육 받으며 가파른 성장세

    아직 기록이 화려하지는 않다. 비웨사의 100m 개인 최고 기록은 10초95다. 2019년 한국 남자 고등학교 남자 100m 공동 14위였다.

    그러나 성장 폭은 매우 크다. 올해 안에 100m 10초6대 진입, 고교 졸업 때까지 10초4대를 찍을 수 있다는 내부 평가도 나온다.

    김동훤 지도자는 "비웨사는 신체적으로 (콩고 출신) 부모의 장점을 이어받았다. 탄력이 넘치고, 속근육, 발목 힘이 좋다. 피로에서 회복하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며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과 시스템 속에서 잘 성장하면 24∼25세에는 한국 육상 단거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비웨사의 목표도 국가대표와 한국신기록 달성이다"라고 말했다.

    비웨사의 키는 182㎝다. 지금도 조금씩 자라고 있다.

    지난해 59㎏이었던 몸무게도 올해 63㎏까지 불렸다.

    김동훤 지도자는 "육상 단거리 선수는 어느 정도 체중이 나가야 '가속'이 붙고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비웨사도 근력을 키우면서 체중이 늘었고, 훈련 때 속도를 유지하는 능력이 향상했다"며 "68㎏ 정도까지 몸무게를 늘리면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콩고와 한국 오가며 헌신하는 아버지…한국 유망주의 꿈은 자란다

    일본 육상 남자 100m 기록 보유자는 사니 브라운 압델 하키무(21)다. 사니 브라운도 일본에서는 이국적인 외모와 이름을 가졌다.

    가나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사니 브라운은 육상 선수 출신 어머니의 권유로 초등학교 3학년 때 육상에 입문했다.

    일찌감치 전문 교육을 받은 사니 브라운은 2015년 세계청소년육상선수권에서 아시안 선수 중 최초로 100m와 200m를 석권하며 일본을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유망주로 성장했다. 지난해 6월 8일에는 9초97로 일본 신기록을 세웠다.

    일본 육상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미국 유학 중인 사니 브라운은 일본 내에서 기류 요시히데, 고이케 유키 못지않은 '육상 스타'로 사랑받는다.

    비웨사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인이다. 콩고 국적의 아버지는 한국과 콩고를 오가며 돈을 번다. 아들에게 헌신적인 아버지의 모습도 한국 아버지와 똑 닮았다.

    아직 남아 있는 '피부색이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만 걷어낸다면 '한국 고교생 스프린터' 비웨사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편견이란 장애물을 걷어내는 일은 비웨사와 같은 나라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의 몫이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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