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라모스 부활이 절실하다

    LG, 라모스 부활이 절실하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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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는 6월 28일 문학 SK전에서 김현수의 결승 홈런 속에 4-0으로 이겼다. 그 전 가장 최근 기록한 팀 홈런은 6월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터진, 역시 김현수의 홈런이다. 그 사이 7연패가 포함된 8경기 동안에는 팀 홈런이 단 한 개도 없었다.
     
    로베르토 라모스(26)가 주춤하자, LG의 홈런 가뭄이 이어졌다. 6월 30일 KT전에서 연장 11회 말 터진 홍창기의 데뷔 첫 홈런이 끝내기로 장식돼 4-3 승리를 거뒀지만, 마지막까지 답답한 공격이 계속 됐다. 결국 터져줘야 할 선수가 살아나야 한다. 
     
    KBO 무대가 첫 시즌인 라모스는 초반 폭발적인 장타력을 자랑했다. 개막 후 6월 11일까지 팀이 치른 32경기에 모두 나와 홈런 13개를 뽑아냈다. 나성범(NC)과 멜 로하스 주니어(KT)보다 3개 더 많은 홈런 부문 선두였다. 장타율은 0.777로 NC 강진성(0.813)에 이은 2위에 포진했다. 라모스는 정확성(타율 0.375)과 해결사 능력(31타점)까지 갖춰, LG의 외국인 타자 악몽을 끊어주는 듯했다. 4번 타자 라모스의 활약 속에 LG도 덩달아 신바람을 내며 한동안 2위를 유지, 선두를 바짝 쫓았다.
     
    6월 11일 SK와 더블헤더를 치른 뒤 허리 통증을 호소한 라모스는 5경기 동안 휴식하고 돌아온 뒤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괴물 라모스' 모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부상 전에 경기당 0.41개(2.5경기당 1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6월 18일 라인업 복귀 후 29일까지 10경기 동안에는 홈런이 0개다. 타점도 2개뿐이다. 안타는 가끔 생산해 10경기(무안타 5경기)에서 타율 0.229를 올려 심각하게 나쁜 수준은 아니지만, 이 기간 장타는 2루타 1개가 전부여서 장타율은 0.257로 뚝 떨어졌다. 홈런 선두 자리도 로하스(17개)에게 뺏겨 격차가 4개까지 벌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LG의 홈런도 거의 실종 상황이라는 점이다. 라모스가 돌아온 뒤 기록한 팀 홈런은 28일 SK전 김현수가 유일하다. 현재 LG 타선에서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장타자는 라모스와, 중거리 타자 김현수 정도다.
     
    팀 홈런의 33%를 차지하는 라모스가 부진에 빠지자, LG 역시 힘을 쓰지 못한다. 홈런이 팀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팀이 앞서 있든 뒤져 있든 팀 분위기를 단숨에 바꿀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를 지녔다. 그래서 LG의 홈런과 장타력 실종은 더욱더 뼈아프다.
     
    라모스의 부진 원인은 허리 통증 탓으로 보인다. 부상 이후 타구를 잡거나 베이스 러닝을 할 때 이전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타석에서 스윙 시에도 제대로 방망이를 돌릴 수 없다. 더군다나 라모스는 시원한 어퍼 스윙을 통해 폭발적인 장타를 생산했는데, 허리 상태가 좋지 않으면 스윙은 물론 타구에 제대로 힘을 실을 수 없다. 
     
     
    류중일 LG 감독은 "본인이 더욱 답답할 것이다"면서 "홈런이 안 나오고 있는데, 우리 분석팀에서도 부상 전후로 달라졌다고 하더라. 발사각이 많이 낮아졌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약점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였지만 바깥쪽, 특히 높은 공에 헛스윙하는 단점이 엿보인다. 상대 배터리 입장에선 이를 집요하게 공략하는 게 당연하다.
     
    여기에 LG 주축 선수 셋이 한 번에 이탈하면서 타선의 힘이 약해졌다. 상대 입장에선 중심타선 김현수와 라모스를 상대하는 데 더욱 집중해 어렵게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라모스에게는 부담이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허리가 안 좋으니 스윙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고, 배트 스피드가 느리다"며 "수비 시에도 옆으로 향하는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더라"고 했다.
     
    LG로선 라모스의 장타력 부활이 절실하다. LG 타선이 베스트 라인업으로 가장 원활하게 돌아간 때는 이천웅-김현수-채은성-라모스-김민성으로 1~5번 타순이 구성된 때였다. 전부터 '강한 2번 타자'를 원했던 류중일 감독은 '2번 김현수-3번 채은성' 카드를 꺼내는 전제 조건으로 "라모스가 4번으로 잘해줘야 가능하다. 이때 우리 팀 타선이 가장 강해 보인다"고 했다. 라모스가 4번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타선의 시너지 효과가 최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즌 홈런 5개를 기록 중인 채은성이 6월 30일 1군 엔트리 복귀와 동시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타선의 숨통을 틔워줬다. 이형종이 빠르면 다음 주에, 김민성과 박용택은 7월 중순 이후에나 복귀가 예상된다. LG로선 라모스의 부활을 절실히 바란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30일 경기 전에 "LG는 가장 큰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는데 장타자가 많지 않다. 라모스가 몸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면 LG의 장타력이나 타격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라모스가 지난 주말 SK와 경기에선 방망이를 조금 돌리는 것 같더라.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라모스는 30일 잠실 KT전에서 1회 라인드라이브성 2루타를 뽑았고, 3회 우측 펜스 앞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타구를 뽑아내며 조금씩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다. 
     
    잠실=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