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상의 재도약, 흔들리는 KT 허리진에 단비

    유원상의 재도약, 흔들리는 KT 허리진에 단비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01 09:28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KT의 선택이 탁월했다. 기대치가 낮던 유원상(34)이 불펜진의 단비가 됐다. 

     
    유원상은 2006년 1차 지명 투수다. 2012시즌에는 21홀드를 기록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그러나 이후 전성기가 지났다. LG 소속이던 그는 2017년 11월에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NC의 지명을 받았지만 두 시즌(2018~2019년) 동안 활약하지 못했다. 
     
    불펜에 경험이 많은 투수가 필요했던 KT는 지난해 12월 NC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던 유원상을 영입했다. 이 시점까지는 예비 자원이었다. KT는 이대은이 마무리투수로 안착했고, 김재윤과 주권이 셋업맨 경험이 쌓이면서 강한 불펜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대은은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8경기 만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경험이 적은 젊은 투수들도 부침을 보였다. KT는 5월에 불펜 난조 탓에 크게 고전했다. 
     
    유원상의 진가는 이런 시점에서 드러났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5월 26일에 콜업된 뒤 추격조를 맡다가, 필승조까지 자리했다. 지난주까지 등판한 18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3.79. 6월에 나선 1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2.20이다. 
     
    특히 우타자에 강하다. 6월에 나선 15경기에서 피안타율 0.171을 기록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박빙 상황, 실점 위기에 우타자가 들어서면 주저 없이 그를 내세운다. 
     
    유원상의 선전이 더 반가운 이유는 그동안 의존도가 컸던 셋업맨 주권의 부담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었다는 점이다. 7, 8회를 막아줄 수 있는 투수가 한 명 늘어나면서 불펜 운영에 숨통의 트였다. 그사이에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던 선수도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도 준다. 
     
    이강철 감독은 "변화구는 원래 좋은 투수였고, 구속도 시속 140㎞대까지 올라오면서 더 좋은 투구가 가능해졌다. 박승민 투수 코치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선수가 잘 받아들인 덕분이다"고 평가했다. KT는 부상을 당했던 주전 야수들이 복귀하며 공격력이 좋아졌다. 지키는 야구만 가능하면 순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유원상의 선전은 좋은 타이밍에 나왔다. 
     
    KT 내부에 좋은 기운도 줬다. 올 시즌에 존재감을 드러낸 배정대, 주전급으로 자리를 잡은 조용호 모두 긴 기다림을 이겨내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선수들이다. 유원상은 이미 한 차례 전성기를 보냈지만, 방출 설움을 겪고 하락세에서 반등하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흥미 요소도 생겼다. 그가 1군 붙박이로 자리를 잡으면서, 동생인 KIA 내야수 유민상(31)과의 대결이 잦아질 전망이다. 이미 두 차례 맞대결을 했다. 유원상이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판정승을 거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