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한 일정, 첫 풀타임…신예 선발 관리 야구

    빡빡한 일정, 첫 풀타임…신예 선발 관리 야구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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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이민호(왼쪽부터)·삼성 허윤동·kt 소형준·롯데 서준원. IS포토

    LG 이민호(왼쪽부터)·삼성 허윤동·kt 소형준·롯데 서준원. IS포토

     
    이번 시즌 호투 중인 신인 및 2년 차 투수에게 최소 한 차례 이상씩 휴식이 주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데뷔 시즌 1군 무대에 두각을 나타낸 신인 투수도 드물었지만, 이처럼 휴식을 주는 경우도 흔치 않은 모습이다.  
     
    개막 엔트리에 등록된 2020년 LG 1차지명 투수 이민호는 지금까지 세 차례(부상자 명단 포함)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못 던져서가 아니다. 6월 30일까지 2승 2패 평균자책점 1.62로 투수 가운데 신인왕 후보 1순위로 떠올랐을 정도다.  
     
    이는 무리시키지 않고 부상 방지 및 몸 관리를 위한 조치다. 이민호와 함께 5선발로 번갈아 나서는 정찬헌이 고질적인 허리(등) 통증으로 휴식이 필요한 영향도 있겠지만, 류중일 감독은 처음부터 이민호를 '1군 등록→선발 등판→다음날 1군 제외'로 이어지는 계획을 세웠다. 이민호가 연이은 호투를 펼치자 류중일 감독은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것이 아깝다"며 계속 기용하는 방안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지기도 했는데, 지금까지 기본적인 선발 로테이션은 정찬헌과 이민호를 번갈아 투입하는 전략이다.  
     
    삼성 허윤동(2020년 2차 1라운드 5순위) 역시 같은 과정을 한 차례 밟았다. 5월 28일 롯데전 프로 데뷔전에서 첫 선발승을 올린 후 6월 3일 LG전(5이닝 3실점)을 통해 2연승을 기록한 뒤 1군 엔트리에서 이름이 지워졌다. 허삼영 감독은 허윤동의 두 번째 등판 전에 이런 계획을 미리 공개했다. 허 감독은 "퓨처스(2군)에 가서 정비시킬 생각이다. 다음 기회를 준비하고, 조정 기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두 차례 등판 모두 5이닝을 소화한 허윤동은 시즌 2승,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고 있다.  
     
    또 2020년 KT 1차지명 투수 소형준 역시 지난달 27일 1군 명단에서 제외됐다. 데뷔 첫 두 경기에서 연속으로 승리를 따내며 신인왕 후보 0순위로 언급된 그가 최근 부진에 빠지자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강철 감독은 6월 3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시즌 전에 시기만 정하지 않았을 뿐 신인 투수여서 휴식을 주려고 계획했다. 지금이 딱 휴식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며 "소형준에게 로테이션상 15일 정도 휴식을 주게 될 것 같다. 그 정도면 충분한 휴식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또한 "6년 차 배제성(3승2패, 평균자책점 3.91)도 세 차례 연속 100개 이상(시즌 총 53이닝)을 투구했다. (프로 입단 후 2018년까지 36이닝 소화했는데) 지난해에도 많은 이닝(132⅓이닝)을 던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갈 길 바쁜 롯데는 국내 선발진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펼친 2년 차 사이드암 투수 서준원에게 휴식을 줬다. 지난 24일 올해 첫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2년 차인 그는 지난해 선발과 구원으로 97이닝을 던졌고, 올해 48⅔이닝을 던졌다.  
     
    이처럼 사령탑이 신예급 투수에게 한 차례 휴식을 부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몸 관리 차원의 성격이 가장 짙다. 아무래도 아마추어에서 관리를 받지 못한 터라 무리해서 던질 경우 부상 위험이 높다. KBO 리그에선 최근 몇 년간 신인 투수가 규정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을 만큼 대형 신인 투수 기근 현상에 시달렸다. 지난해 원태인의 112이닝 투구는, 신인 투수가 모처럼 100이닝을 돌파한 것이었다.  
     
    과거 해태 타이거즈 시절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와 10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던 이강철 KT 감독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그때는 잘하는 선수가 계속 나갔다. 휴식은 없었다"고 웃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선수 관리 및 휴식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이 감독은 "요즘은 다르다.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온다"며 "나는 올드한 사람은 아니다"고 웃음을 지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서준원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다 자라지 않았다. 올 시즌 120~130이닝 이상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은 던지고 싶겠지만 선수를 보호하려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있다. 역대 가장 늦게 개막해 어느 때보다 빡빡한 일정 속에 치러지고 있다.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한 류중일 감독은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를 고려하면 선발 투수를 혹사해선 안 될 것 같다"며 이민호의 1군 제외 사유를 밝혀왔다. 그래서 정찬헌과 함께 임찬규에게도 한 차례 이상 휴식을 줬고, 이번주 6인 로테이션의 가동을 예고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런 휴식을 통해 젊은 투수를 무리시키지 않는 동시에 다른 선수를 기용해 새 자원을 발굴할 수도 있다"며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했다.  
     
    올 시즌은 예년보다 더욱더 신예 투수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잠실=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