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출사표' 첫 시청률 3.5%…정치 편향은 불명확, 재미는 글쎄

    논란의 '출사표' 첫 시청률 3.5%…정치 편향은 불명확, 재미는 글쎄

    [중앙일보] 입력 2020.07.0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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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수목드라마 '출사표'의 한 장면 [사진 KBS]

    KBS 수목드라마 '출사표'의 한 장면 [사진 KBS]

    보수 정당에 대한 부정적 인물묘사 논란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KBS-2TV 수목드라마 '출사표'가 1일 3.5%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방영 전부터 뜨거웠던 관심에 비하면 다소 낮은 수치다.
     
    '출사표'는 드라마 홈페이지에 가상의 정당 ‘애국보수당’과 ‘다같이진보당’ 소속 정치인들을 편향적으로 묘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애국보수당' 소속 정치인은 ‘그릇되고 부당한 부동산 재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단순무식 좌우명’ 등으로, '다같이진보당' 관련 정치인은 ‘해직기자 출신 정치 엘리트’ ‘지역 봉사활동에 전념하다 출마한 전직 경찰’ 등으로 등장해서다. 심장양ㆍ장하운ㆍ시단규 등 애국보수당 의원의 이름은 한나라 때 간신의 대명사 ‘십상시’의 일원인 장양ㆍ하운ㆍ단규에게서 따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미래통합당 측에서는 “‘진보는 선, 보수는 악’이라는 허황된 구도를 설정했다”며 “국민 대다수는 이런 유치한 편 가르기를 공영방송에서 보길 원하지 않는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논란이 커지자 드라마 홈페이지의 인물 소개는 일부 수정됐다. 
    KBS 드라마 '출사표' 포스터. [중앙포토]

    KBS 드라마 '출사표' 포스터. [중앙포토]

     
    '출사표' 제작진은 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은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황승기 KBS PD는 "특정정당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부분도 의도한 것이 아니라, 보통 정치를 구분할 때 보수와 진보로 하니까 이해를 하기 쉽게 나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드라마는 로맨스코미디기 때문에 정치는 거들뿐이라고 생각해 달라"며 "오히려 드라마를 보시면 우려하는 지점이 사라지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황 PD는 "회사(KBS)에 입사할 시 공영방송인으로서 선서한 것도 있고, 제 개인적인 정치적 정파성을 드러내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해가 없도록 신경 써서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PD는 "진보 혹은 보수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매우 신경 쓰고 있다. 재미있게 드라마를 보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BS 수목드라마 '출사표'의 한 장면. 조맹덕은 애국보수당 소속 구의장으로 호남 출신이다. [사진 KBS]

    KBS 수목드라마 '출사표'의 한 장면. 조맹덕은 애국보수당 소속 구의장으로 호남 출신이다. [사진 KBS]

    첫회만 놓고 보면 제작진이 공언한대로 정치적 편향 문제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았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해 직장마다 갈등을 일으켜 퇴사하는 구세라(나나)의 좌충우돌과 백수 신분에서 구의원 출마하는 계기를 중심으로 풀어갔다. 애국보수당 소속 구의원이 담배꽁초를 길가에 버리거나 도박을 벌이는 모습 등이 나오긴 했지만 특정 정당을 겨냥했다기보다는 정치인 전반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 보였다. 또 애국보수당 소속의 노회한 구의회 의장 조맹덕(안내상)을 호남 출신으로 설정하는 등 정치적 논란을 비껴가려는 장치도 보였다. 
     
    그렇지만 드라마의 구성은 헐겁게 느껴졌다. 엄마의 5000만원 빚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구세라가 구청 상사였던 서공명(박성훈)과의 실랑이 중 돌발적으로 구의원에 출마하는 과정이 촘촘하게 엮이지는 않았다. 디시인사이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치 논란에 대한 언급은 적은 반면 “연출이 촌스럽다” 등 스토리 전개에 대한 불만이 주로 나왔다.
     
    여주인공 구세라 역을 맡은 나나는 걸그룹(애프터스쿨)에서 연기자로 연착륙 중이다. 전작 '저스티스'나 '굿와이프'에서 베일에 쌓인 로펌 직원, 엘리트 검사 등을 맡았던 것과 달리 이번 작품에선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백수로 등장했다. 캐릭터의 설정을 위한 과도한 리액션 등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