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 딜레마' KT, '전' 클로저·5선발 가세 효과 기대

    '주권 딜레마' KT, '전' 클로저·5선발 가세 효과 기대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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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마무리투수 이대은(31)의 반등과 '전' 5선발 김민(21)의 불펜 연착륙. 이강철(54) KT 감독의 선택이 딜레마가 되지 않기 위한 조건이다.  
     
    KT의 약점은 불펜이다. 7월 첫째 주에 팀 평균자책점은 리그 9위 기록인 6,48. 5~6월에도 6.10에 그쳤다. 올 시즌 블론세이브는 10개. SK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개막 초반에는 역전패로 승수 추가에 어려움을 겪었다. 
     
    외부 전망뿐 아니라 팀 내 분석과도 어긋난 결과다. KT는 스프링캠프를 치르며 타선의 공격력 강화를 더 큰 화두로 봤다. 이대은이 뒷문을 지키고, 주권(25)과 정성곤(24) 그리고 김재윤(30)이 버티는 허리진은 걱정이 없었다. 
     
    그러나 개막 뒤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대은은 8경기에서 1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2군으로 내려갔다. 정성곤은 상무 야구단에 합격했다. 입대를 앞두고 있다. 2년 차 우완 손동현(20)의 성장세는 더뎠다. 
     
    김재윤을 클로저로 돌린 뒤에는 주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는 지난주까지 30경기에 나서 31이닝을 소화했다. 등판 수는 리그 구원투수 가운데 1위, 이닝은 2위다. 
     
    주권은 2019시즌에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불펜투수였다. 지난 2월,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2020시즌에는 주권의 등판 관리를 철저하게 해줄 생각이다"는 계획을 전했다. 투수 출신인 이 감독은 시즌별 안배, 어깨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는 지도자다. 
     
     
    현실은 달랐다. 2020시즌 초반부터 주권의 등판은 줄지 않았다. 이 감독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게 아니다. 캠프 전에 전한 속내는 어디까지나 주권 외 셋업맨들이 2019시즌 수준의 기량을 유지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그러나 1군에 없는 선수가 더 많다. 승리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가장 믿을만한 불펜투수를 내세워야 했다. 선수 관리만 생각하다가 투입 타이밍을 놓칠 순 없었다. 
     
    주권을 투입하자니 혹사 논란이 있고, 다른 투수를 내세우면 실점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딜레마는 지난 4일 열린 키움과의 홈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6-5로 앞선 8회초 수비에서 이 감독은 베테랑 전유수(34)를 투입했다. 그는 최악의 흐름 속에 실점했다.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줬고, 견제 실책으로 무사 3루를 허용한 뒤 타자 김하성에겐 동점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나선 이보근(34)도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1점 뒤진 채 맞이한 9회 수비에서도 이상화(32), 금민철(34)이 무너지며 추가 3점을 줬다. KT는 6-10으로 패했다. 
     
    주권은 2, 3일에 연투를 했다. 투구 수는 각각 16개와 12개. 이 감독은 3연투를 피했다. 4연승 기로에서 리드까지 잡았지만, 최선의 카드를 꺼내 들지 못했다. 이전에 3연투를 한 투수가 없는 것도 아니다. 선수 관리라는 대의를 선택했지만 패전이 돌아왔다.
     
    불펜진에 가세 전력이 없으면 이강철 감독은 앞으로도 이러한 딜레마에 빠질 전망이다. 베테랑 유원상(34)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지만, 구위를 앞세웠던 과거와 달리 수 싸움으로 승부하는 유형이다 보니, 지속성은 장담할 수 없다. 최근에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는 좌완 유망주 조현우(26)도 올 시즌에야 처음으로 1군에서 1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다. 불확실성이 크다. 
     
    이강철 감독은 1~2점 차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주권을 투입했다. "믿고 내세울 수 있는 추격조 1명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트레이드는 여의치 않은 상황. 
     
     
    그동안 2군에서 밸런스 회복을 노린 전 마무리투수 이대은이 가세한 뒤 최소한 필승조 일원이라도 돼줘야 한다. 최근에 등판한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1이닝을 소화하며 실전에 복귀했다. KT 투수 파트는 조금 더 지켜본 뒤 그의 콜업을 결정한다. 
     
    2019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중고 신인이다. 잘 생긴 외모 덕분에 스타 플레이어로 기대받았지만, 데뷔 시즌은 기대에 못 미쳤다. 선수는 개막 전에 "더 떨어질 데가 없다는 생각으로 시즌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현재 그는 마무리투수마저 내줬다. 밑바닥이 더 있었다. 이런 상황이 심리적으로는 더 좋은 효과가 될 수 있다. 이대은의 반등은 KT에 절실하다. 
     
    선발로 6경기를 소화한 뒤 컨디션 난조로 2군행 지시를 받은 3년 차 우완 김민도 불펜 전환을 준비 중이다. 데뷔 시즌부터 선발투수로 나선 탓에 적응이 필요한 투수다. 김민수가 그의 자리를 메우며 롱릴리버가 없는 상황. 시속 140㎞대 후반까지 찍히는 포심 패스트볼을 갖고 있기 때문에 1이닝을 맡기기에도 제격이다. 스윙맨이 가능하다. 
     
    현실적으로는 1군 경험이 있는 두 투수의 가세와 안착이 불펜 안정에 가장 큰 기대 요인이다.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