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라 불리는 LG 정찬헌 ”휴식 없는 동료 선발보다 더 잘해야”

    '에이스'라 불리는 LG 정찬헌 ”휴식 없는 동료 선발보다 더 잘해야”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0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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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LG 선발투수 정찬헌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LG 선발투수 정찬헌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요즘 LG 선수들은 정찬헌(30)에게 '에이스' 또는 '빛이 난다'고 부른다. 동료들의 이런 평가에 정찬헌은 "장난식으로 그렇게 날 부르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부담스럽다. 다른 선발 투수와 달리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기 때문에 당연히 더 잘해야 하는 입장이다"고 손을 가로저으며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한다.
     
    정찬헌의 성적은 동료들의 평가처럼 눈부시다. 4승 1패, 평균자책점 2.62다. 허리와 등 통증 속에 주로 열흘 간격으로 마운드에 올라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7차례 등판 가운데 6번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85.7%의 높은 확률이다. QS와 더불어 에이스에게 기대하는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 2회)는 팀 투수 중 등판 대비 가장 많다.
     
    LG는 믿었던 1~3선발 타일러 윌슨(3승 4패, 평균자책점 4.47)과 케이시 켈리(3승 3패, 4.89) 차우찬(4승 4패, 5.54)이 부진한 가운데 임찬규(4승 2패, 4.14)와 이민호(2승 2패, 1.62) 등 4~5선발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여, 그나마 현재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찬헌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다.
     
    팀은 '에이스'라면 '연패 스토퍼' 역할을 기대한다. 정찬헌이 그렇다. 지난달 27일 SK전에서도 개인 첫 완봉승으로 팀의 7연패를 끊어줬고,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5일 삼성전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팀의 7-3 역전승의 밑거름을 놓아 팀의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12년 만에 선발 투수로 돌아왔기에 뜻밖의 선전이다. 정찬헌은 입단 첫 시즌인 2008년 총 14차례 선발 등판해 1승 12패 평균자책점 7.24로 부진했다. 선발 11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진 11년간 288경기는 모두 구원 투수로 나왔다.
     
    지난해 수술 여파로 연투가 쉽지 않자 정찬헌은 선발 투수 전환을 마음에 뒀으나 코칭스태프에 직접 의사를 전하진 못했다. 마침 코칭스태프에서도 정찬헌의 몸 상태를 고려해 선발 전환을 제안했다.
     
    지난달 27일 SK전 개인 첫 완봉승을 거둔 뒤 포수 유강남과 기뻐하고 있는 정찬헌의 모습. LG 제공

    지난달 27일 SK전 개인 첫 완봉승을 거둔 뒤 포수 유강남과 기뻐하고 있는 정찬헌의 모습. LG 제공

     
    정찬헌은 12년 전과 전혀 다른 결과에 대해 "당시에는 단조롭고, 단순한 투구를 했다. 직구와 커브 위주로 던졌는데, 커브도 지금과 위력이 달랐다. 한계에 부딪혔다"며 "중간과 마무리를 거치며 다양한 구종을 습득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고 꼽았다. 정찬헌은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투심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으로 승부한다. 여기에 경험이 쌓인 요즘에는 맞더라도 '칠 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과감하게 던진다.
     
    앞으로의 과제는 등판 간격 줄이기다. 올 시즌 최소 간격 등판은 7일 휴식 후 8일째 등판이다. 그는 "야구를 그만둘 때까지 열흘에 한 번 던질 수도 없다. 정식 로테이션을 돌아야 한다"며 "여러 시행착오를 점검하는 과정이다. 김용일 수석트레이너가 등판 후 회복까지 시기와 과정 등을 체크해 보라고 했다. 이를 기반으로 로테이션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며 "차츰 7~8일, 6~7일로 등판 간격을 조정하고, 시즌 막판에 회복세가 좋아지면 고정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요즘도 등판 다음 날엔 근육통을 겪어 마사지로 풀어준다.
     
    구원 투수로 오랫동안 뛴 그는 불펜 투수의 어려움을 이해한다. 그는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다. 선발은 못 던져도 다음(4~5일) 기간 밸런스를 만들면 되나, 중간 계투는 다음이 없다. 다음날에 또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데 직전 경기의 부진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 그래서 한 번 무너지면 2~3경기 부진할 수 있다"고 한다.
     
    불펜 투수의 고충을 마음에 안고 마운드에 오르는 정찬헌은 "선발 전환은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코치진에서 충분히 신경 써주고 배려해줘 휴식을 취하지 않는 다른 선발 투수보다 더 잘해줘야 한다. 그래서 성적이 좋음을 못 느낀다"며 또 다른 책임감을 안고 마운드에 선다.
     
    잠실=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