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멘탈 관리 노하우는 언제나 '자기 신뢰'

    강백호, 멘탈 관리 노하우는 언제나 '자기 신뢰'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09 06:00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지난 1일 LG전 홈런을 치고 세레머니하는 강백호의 모습. KT 제공

    지난 1일 LG전 홈런을 치고 세레머니하는 강백호의 모습. KT 제공

     
    강백호(21·KT)는 멘탈이 흔들릴 때마다 자신의 강점을 되새긴다. 
     
    강백호는 호쾌한 스윙만큼이나 강렬한 투지와 패기를 발산한다. 투수의 실투를 놓치거나 노린 공이 정타로 이어지지 않으면 분개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 데뷔 3년 차를 보내고 있는 어린 선수다. 숫자와 평가에 초연하지 못한다. 
     
    올 시즌에는 클러치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홈런 생산 페이스는 지난 두 시즌(2018~2019년)보다 빨랐지만,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을 때는 안타 생산이 저조했다. 개막 30경기에 출전하며 42차례 기회가 왔지만 7안타에 그쳤다. 홈런도 없었다. 
     
    지난 1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처음으로 주자가 득점에 있을 때 홈런을 쳤다. 이 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4타점을 올렸다.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뒤 만난 그의 표정을 밟지 않았다.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지만, 득점권 결과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다"고 털어놨다.  
     
    외부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다. "원래 그런 성격이다"며 말이다. 그러나 무의식중에 힘이 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강백호는 "그 탓에 조급해졌다"고 털어놓았다. 고교 시절에는 4번 타자 겸 투수였다. 프로 무대에서는 데뷔 3년 차에 처음으로 타순 중심에 나섰다. 수비 포지션, 타순에 개의치 않을 것으로 보였던 당돌한 신인이지만 압박감에 시달렸던 것. 
     
    KT 지도자와 팀 동료들은 통과 의례라며 그를 독려했다. 평소 대화가 많은 황재균(33)은 "예년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더라. 아직 저연차이기 때문에 외부의 시선과 지적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잘해낼 선수다"고 전했다. 
     
    실제로 도움이 됐다.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1일 LG전에서 전환점을 만든 근본적인 원동력은 내적 통찰이다. 강백호는 "득점권에서 소극적인 내 모습이 보였다.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스트라이크존을 높은 코스에서 형성해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 경기에서만 중월 홈런과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쳤다. 
     
     
    이강철(54) KT 감독조차 강백호 특유의 패기와 투지를 애써 억누르려고 하다가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을 경계한다. 위압감을 주는 그의 스윙은 자신감이 원천이다. 강백호다운 모습으로 위기를 맞섰다. 
     
    데뷔 시즌(2018)에도 그랬다. 데뷔 20경기에서는 타율 0.315·5홈런을 기록했지만 이후 10경기에서는 타율 0.182에 그쳤다. 상대 팀의 분석이 심화됐고, 배터리는 낮은 코스 변화구 구로 그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강백호는 첫 슬럼프를 비교적 빨리 탈출했다. 소란스러운 4월을 보낸 뒤 맞이한 5월에는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4·3홈런·11타점·23득점을 기록했다. 7번으로 내려갔던 타순도 4번으로 되돌렸다. 
     
    당시 강백호는 "원래 수 싸움에 연연하지 않고 덤비는 스타일인데 잘 맞지 않다 보니 어울리지 않게 생각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되찾은 뒤 반등했다. 2년 차던 2019시즌에는 파울을 친 뒤 상대 투수를 자극하는 제스처와 고함을 지른 탓에 비난을 받았다. 그는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게 맞다. 배웠다"면서도 상대와의 기 싸움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지는 않으려 했다. 
     
    강백호는 1일 LG전 뒤 나선 4경기에서 6번 득점권에 나섰지만 침묵했다. 6타수 무안타. 앞으로도 성적 압박은 이어진다. 이전처럼 자신의 강점을 믿는 자세로 극복할 선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