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예방주사 맞고 왔다”…'도루 허용 제로맨' 뷰캐넌

    [IS 피플] ”예방주사 맞고 왔다”…'도루 허용 제로맨' 뷰캐넌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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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결한 투구동작으로 올 시즌 단 한 개의 도루도 허용하지 않은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 IS포토

    간결한 투구동작으로 올 시즌 단 한 개의 도루도 허용하지 않은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 IS포토

     
    주자의 발을 완벽하게 묶는다. 삼성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1)의 최대 강점이다.
     
    KBO 리그를 밟는 외국인 투수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 중 하나는 흔히 퀵 모션이라고 부르는 슬라이드 스텝(slide step)이다. 투구 동작이 크고 느리면, 도루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국내 선수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지난해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무너졌던 제이콥 터너(전 KIA)의 문제점 중 하나도 도루 허용이었다. 그는 KBO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도루(26개)를 내주며 진땀을 뺐다.
     
    뷰캐넌은 다르다. 올해 선발 등판한 11경기에서 도루 허용이 단 하나도 없다. 7일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9명 중 도루 허용이 없는 선수는 구창모(NC)와 차우찬(LG), 그리고 뷰캐넌뿐이다. 1루 주자를 등지고 공을 던지는 오른손 투수 중에선 뷰캐넌이 유일하다.
     
    주자는 구창모가 던질 때 4번, 차우찬이 마운드에 있을 때 1번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뷰캐넌이 마운드에 있을 때는 도루 시도 자체가 없었다. 타일러 윌슨(LG·12개), 드류 가뇽(KIA·10개), 리카르도 핀토(SK·8개) 등 다른 외인 투수들이 도루 허용 상위권에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뷰캐넌의 강점은 간결한 투구 동작이다. 바로 옆에서 뷰캐넌을 지켜보고 있는 정현욱 삼성 투수코치는 "퀵 모션이 빠르다"고 촌평했다.
     
    프로야구 키움과 삼성의 경기가 13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 뷰캐넌이 역투하고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0.05.13.

    프로야구 키움과 삼성의 경기가 13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 뷰캐넌이 역투하고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0.05.13.

     
    올 시즌 두 번이나 뷰캐넌을 상대한 손혁 키움 감독의 설명은 더 자세하다. 손 감독은 지난 5월 13일 뷰캐넌과 처음 맞대결한 뒤 "(외국인 투수 중에는) 주자 견제를 잘하지 못하고, 퀵 모션이 느린 투수가 있다. 하지만 KIA 브룩스와 뷰캐넌은 외국인 투수인데도 좋더라"며 "(KBO 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투수는) 빠른 주자를 신경 쓰다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브룩스가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던진다. 뷰캐넌도 1.3초 안에 끝나더라"고 했다.
     
    뷰캐넌의 시즌 키움전 성적은 2승 평균자책점 0.69(13이닝 1자책점). 키움은 도루 성공률 1위(83.7%) 팀이다. 서건창·김하성·김혜성 등 빠른 발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상·하위 타선에 포진하고 있다. 5월 20일 고척 SK전에선 잠수함 투수 박종훈을 상대로 도루 5개를 빼앗기도 했다. 하지만 뷰캐넌의 방패는 단 한 번도 뚫어내지 못했다.
     
    뷰캐넌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한 차례 검증된 투수다. 미국을 떠나 2017년부터 일본 야쿠르트에서 3년 동안 뛰었다. 이른바 '현미경 야구'를 펼치는 일본은 KBO 리그 그 이상으로 투수의 문제점을 잘 파고든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뷰캐넌을 영입하면서 "외국인 투수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힘들어 하는 것 중 하나가 아시아 야구에 대한 적응이다. 뷰캐넌은 이미 (일본에서) 예방주사를 맞고 왔다. 퀵 모션이나 번트 수비,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좋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11번의 선발 등판에서 7승(3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3.82로 준수하다. 피출루율이 0.309로 낮은데 도루까지 허용하지 않는다. 뷰캐넌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