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KT 선발진, 좋을 때 쉬어간다

    '상승세' KT 선발진, 좋을 때 쉬어간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10 06:00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KT가 토종 에이스 배제성(24)에게 휴식을 줬다. 어려울 때도 조바심을 내지 않는 이강철(54) KT 감독의 색깔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KT는 지난달 10일 수원 KIA전에서 0-10으로 완패했다. 올 시즌 최저 승률(0.355)을 기록한 날이었다. 패전이 승전보다 9경기 많았다. 그러나 KT는 이후 23경기에서 15승(8패)을 거두며 반등했다. 같은 기간 KBO 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 기간 KT 타선은 팀 타율 0.312, 득점 79개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모두 1위였다. 덕분에 KT는 5할 승률에 다가서며 중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반면 중위권 버텼던 LG는 하락세다. KIA 역시 주축 선수 김선빈과 문경찬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5할 고지 바로 앞에서 이강철 감독은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그는 이미 지난달 26일 선발투수 소형준(19)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휴식을 줬다. 3선발 배제성(24)에게도 정비할 시간을 줬다. 그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최소 두 차례 빠진다.
     
    소형준에게 시간을 준 건 순리에 가까웠다. 청소년 국가대표 에이스 출신인 그는 KBO 리그 데뷔전에 이어 두 번째 등판에서도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6월 다섯 차례 선발 등판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6.29로 부진했다. 누가 봐도 휴식과 점검이 필요한 시간이었다.
     
    배제성의 경우는 다르다. 연승을 이어가고, 연패를 끊어줄 수 있는 국산 에이스다. 휴가를 받기 직전 등판이었던 7일 광주 KIA전에서도 배제성은 6이닝·5피안타·2실점을 기록했다. 원정 8연승을 거뒀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배제성이 7~8이닝을 연이어 던진 점, 투구수 100개 이상을 기록한 경기가 6번 있었던 점을 주목했다. 그가 풀타임 선발로 두 번째 시즌을 치르는 신예라는 점도 고려했다.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배제성의 페이스 조절을 신경 썼다. 천천히 몸을 끌어올리도록 도왔다. 그리고 구위가 가장 좋을 때 휴식을 줬다.
     
    시즌 초 부진했던 KT는 개막 후 두 달이 지나 어렵게 퍼즐을 맞추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복귀로 공격력이 좋아졌다. 스윙맨이었던 김민수가 선발로 전환한 후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 전반기 최고의 기회가 왔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길게 호흡하고 있다. 아직 60경기를 치르지도 않았기에 승부수를 띄우지 않고 있다. KT는 지난해 90경기를 치른 시점부터 치고 나갔다. 지금 관리해야 승부처에서 과부하에 걸리지 않는다는 걸 경험했다.
     
    이강철 감독은 선발투수 관리에 확고한 신념이 있다. 지난해 8월 외국인 선수 라울 알칸타라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자, 곧바로 휴식을 줬다. 대신 3년 차 우완 투수 이정현(23)에게 데뷔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줬다. 5선발이었던 김민이 3경기 연속 4실점하는 등 고전할 때도 이정현을 대체 선발로 내세웠다. 기존 자원을 아끼며 새 선수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배제성의 빈자리를 메울 조병욱. KT 제공

    배제성의 빈자리를 메울 조병욱. KT 제공

     
    올해도 2017년 1차 지명 유망주 조병욱(22)이 로테이션 공백을 메우며 선발 수업을 받고 있다. 배제성의 등판 순번에도 그가 나선다. 앞선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조병욱은 모두 5이닝을 소화했다.
     
    이강철 감독은 1명의 후퇴로, 2명의 전진을 노린다.
     
    안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