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삼성, 부상 관리 없이 좋은 성적도 없다

    [IS 포커스] 삼성, 부상 관리 없이 좋은 성적도 없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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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손가락 부상 여파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구자욱. 삼성 제공

    최근 손가락 부상 여파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구자욱. 삼성 제공

     
    '사자군단'에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12일 기준으로 삼성 선수가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경우는 올 시즌 17회였다. KBO 리그 최다 기록이다. 공동 2위 두산·SK(이상 12회)보다 5회나 더 많다. 키움(5회)과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다.
     
    부상자 명단은 올해 신설된 제도다. 현역 등록선수가 시즌 중 경기 또는 훈련 중 다쳤을 경우 한 시즌에 최대 30일까지 부상자 명단 등재가 가능하다. 이 기간 엔트리에서 빠지더라도 선수의 등록 일수를 인정해준다. 삼성은 부상자 명단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구단이다. 개막 첫 달인 5월 8회를 시작으로 6월에도 8회나 부상자 명단에 선수를 올렸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다. 투수가 무려 7회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내야수는 5회, 외야수는 3회, 팀의 살림꾼인 포수도 2회나 부상으로 인한 공백기를 가졌다.
     
    주전 선수가 빠지니 충격도 크다. 삼성은 개막 닷새 만인 5월 10일 외야수 구자욱이 오른팔 전완근 통증을 사유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루 뒤인 11일 선발 투수 백정현이 종아리, 14일에는 외국인 타자 살리다노가 허벅지 통증으로 빠졌다. 이후 장필준(불펜) 이성규(내야수) 최채흥(선발) 노성호(불펜) 이학주(내야수) 김헌곤(외야수) 등이 최소 한 차례 이상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장필준은 3차례, 구자욱과 백정현도 2차례씩 부상자 명단을 들락거렸다.
     
    포수는 더 심각했다. 6월 18일 주전 포수 강민호가 허리 통장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다. 허삼영 감독은 강민호의 이탈 후 김응민과 김민수로 안방을 꾸렸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두 포수로 힘겹게 싸웠다. 공교롭게도 강민호가 9일 만인 27일 1군에 돌아오자, 같은 날 김응민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다.
     
    강민호와 김응민은 허삼영 감독이 선택한 주전과 백업 포수였다. 그러나 두 포수가 함께 가동되는 경우가 현저하게 줄었다. 돌아가면서 부상자 명단을 다녀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옆구리 근육 파열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는 라이블리. 삼성 제공

    옆구리 근육 파열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있는 라이블리. 삼성 제공

     
    부상자 명단에 등록되지 않는, 더 심각한 부상도 있었다. 옆구리 근육 파열로 5월 2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가 대표적이다. 당시 삼성은 최소 8주 이탈이 예상됐던 라이블리를 부상자 명단에 올리지 않았다. 아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빠른 회복이 불가능해 부상자 명단 등재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왼 엄지 통증으로 1군에서 빠진 구자욱도 마찬가지 경우였다. 두 선수의 사례를 포함할 경우, 부상 선수로 인해 삼성이 받은 피해는 더 크게 계산된다.
     
    허삼영 감독은 거의 매 경기 라인업을 바꾼다. 올 시즌 첫 59경기에서 58개의 라인업을 사용했다. 이는 '팔색조 라인업'이라는 호평을 듣기도 하지만, 부상자 속출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인 측면도 있었다. 그는 "고정 라인업을 사용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해 부상자가 가장 많았던 구단 중 하나가 NC였다. 개막 전부터 중심 타자 나성범, 테이블 세터 박민우, 선발 투수 구창모, 불펜 투수 이민호 등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개막 후에도 부상자가 끊이지 않자, 트레이닝 파트 인력을 조정했다.
     
    시즌이 끝난 뒤 NC는 부상 예방과 컨디션 관리를 위해 스트렝스-재활 트레이닝 전문가 박일봉 디렉터를 영입했다. NC는 올 시즌 부상자 명단 등재 횟수가 적은 구단 중 하나로 탈바꿈했다. 시즌 내내 선두 질주를 이어가는 원동력 중 하나다.
     
    삼성은 5년 만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꿈 꾸고 있다. 허삼영 감독 체제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선수 관리에 실패한다면, 시즌 중후반 순위 경쟁에서 힘을 잃을 수 있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