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벗은 김남일, 3전 3승

    정장 벗은 김남일, 3전 3승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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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이드마크인 검정 점장 대신 구단 트레이닝복을 입고 등장한 김남일 성남 감독. IS포토·대한축구협회

    트레이드마크인 검정 점장 대신 구단 트레이닝복을 입고 등장한 김남일 성남 감독. IS포토·대한축구협회

     
    김남일 성남 FC 감독의 트레이드마크는 '검정색 정장'이다. 
     
    2020시즌을 앞두고 성남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김 감독. 그는 지난해 12월 취임 기자회견에서부터 검정색 정장을 입었다. 검정색은 성남의 상징색이다. 까치에서 따온 색이다. 성남의 홈 유니폼 역시 검정색. 성남의 감독 역시 검정색으로 통일했다. 김 감독은 옷에 그치지 않고 양발, 구두에 마스크까지 검정색으로 맞췄다. 이런 완벽한 수트핏을 갖춘 채 K리그1(1부리그) 그라운드에 나섰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성남 팬들은 열광했다. 김 감독의 올블랙 패션은 K리그 화제의 중심에 섰다. 게다가 성적까지 좋았다. 성남은 개막 후 4경기에서 2승2무, 무패행진을 달리며 리그 3위까지 올라갔다. 성적이 좋으니 김 감독의 패션은 더욱 큰 이슈를 만들었다.
     
    하지만 6월 들어 성남은 추락했다. 성남이 승리를 하지 못하기 시작했다. 6월 들어 4연패를 당하면서 무너졌고, 7월에 들어서도 승리하지 못했다. 7경기에서 2무5패라는 충격적 성적표를 받았다. 순위도 11위까지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돌변하자 김 감독의 올블랙 패션에 대한 관심도 멀어졌다. 
     
    한 팀 당 11경기를 치르며 한바퀴를 돌았고,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성남의 12라운드. 김 감독이 트레이드마크를 벗어 던졌다. 김 감독은 검정색 정장 대신 하늘색 구단 트레이닝복을 입고 등장했다. K리그1에서 정장을 벗은 최초의 김 감독이었다. 
     
    정장을 벗자 성남은 무승을 벗었다. 7경기 동안 승리를 하지 못했던 성남은 수원을 상대로 소중한 1승을 챙겼다. 1-0으로 이겼다. 승리 뿐 아니라 경기도 압도했다. 성남은 매력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반전 희망을 쐈다. 이번 승리로 3승4무5패, 승점 13점을 얻은 성남은 리그 순위를 8위까지 끌어올렸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이 검정색 정장을 벗은 날 무승에서 탈출했다. 지난 15일 열린 FA컵 16강까지 포함하면 성남은 2연승을 달렸다. 성남은 대구 FC와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며 FA컵 8강에 진출했다. 올 시즌 성남이 2연승을 달린 것 최초의 일이다. 이 FA컵 16강에서도 김 감독은 검정색 정장을 입고 있지 않았다. 트레이닝복을 입고 2연승을 달린 것이다. 또 지난 1일 열린 K리그2(2부리그) 소속 충남아산프로축구단(K리그2)과 FA컵 32강에서도 성남은 1-0으로 승리했다. 이날도 김 감독은 검정색 정장을 벗고 있었다. 김 감독이 트레이닝복을 입고 3전 3승을 따냈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장을 벗은 김 감독에게 승리 기운이 오고 있는 셈이다. 
     
    김 감독은 수원정 승리 후 "트레이닝복이 너무 편하다. 양복은 한 벌 밖에 없다. 트레이닝복을 입고난 뒤 경기력과 결과 모두 좋아졌다. 앞으로도 트레이닝복을 입어야겠다"고 미소지었다.  
     
    성남 관계자에게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원래 감독님이 한 바퀴를 도는 11라운드까지 정장을 입겠다고 했다. 신인 감독의 예의를 표현하고자 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블랙 패션이 이슈도 됐다. 수원전에서 처음으로 정장을 벗었다. 12라운드에서 그렇게 한 건 승리하지 못하는 팀 분위기 반전의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이었다. 날도 더워지고 감독님도 트레이닝복이 편해 좋아한다"라고 설명했다. 
     
    리그가 아닌 FA컵에서는 처음부터 정장을 입지 않았다. 성남 관계자는 "FA컵은 두 경기 모두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리그에서만 정장을 입었다. 결과론적으로는 정장을 벗고 3승을 달성한 것"이라며 웃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