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 극복, 류중일 감독이 진단한 셋업맨 정우영 성장 조건

    좌타 극복, 류중일 감독이 진단한 셋업맨 정우영 성장 조건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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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타자 약세 극복. 류중일(57) LG 감독이 바라보는 셋업맨 정우영(21)의 성장 조건이다. 

     
    LG는 지난 21일 수원 KT전에서 7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10으로 패했다. 8-1로 앞선 채 돌입한 7회말 수비에서 불펜투수 3명이 투입됐지만 6피안타(2피홈런)·1볼넷을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정우영은 이닝 다섯 번째 투수였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KT 기세를 끊으려는 류중일 감독의 의지다. 첫 타자 유한준은 땅볼 처리. 그러나 후속 배정대에게 우전 안타는 맞은 뒤 도루를 허용했고, 역전 허용 위기에서 상대한 '좌타자' 신인 천성호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배정대가 홈을 밟았다. 
     
    천성호에게 던진 공 4개 모두 싱커였다. 초구만 낮은 코스였고 이어 2구 연속 바깥쪽으로 들어갔다. 3구는 배트에서 크게 벗어난 헛스윙을 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볼카운트 원 볼-투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4구째 싱커가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타자가 공략했고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빠져나갔다. 
     
    정우영은 2019시즌 16홀드·1세이브·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한 우완 투수다. 올 시즌 왼 무릎 수술을 받고 이탈한 마무리 고우석의 공백을 메웠다. 데뷔 2년 차에 불펜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KT전서 천성호와 승부가 주는 메시지가 있다. 마무리 투수를 맡기엔 좌타자 승부가 약하다는 점이다. 2020시즌 우타자 피안타율은 0.179지만 좌타자는 0.279다. 통산 성적도 우타자는 0.202, 좌타자는 0.273을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도 이전부터 "잘 해주고 있지만, 좌타자에게 다소 약한 면이 있다"고 했다. 21일 KT전을 앞두고도 고우석이 마무리투수 복귀를 전하며 같은 말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셋업맨은 타자 유형에 따라 교체가 가능하다. 정우영이 8회에 등판해도 좌타 라인이 이어진다면 진해수를 투입하면 된다. 그러나 마무리투수는 타자 유형별 낯가림이 있으면 안 된다.
     
    최근에는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 구사를 주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내렸다. 류 감독은 "지난달 6일 키움전에서 상대 좌타자 이정후에게 홈런을 맞은 뒤에 그런 면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5월 말에 나선 3경기에서는 슬라이더 구사율이 23.4%~36.4%로 형성됐다. 7월 첫째 주말부터 지난주까지는 20%를 넘지 않았다. 
     
    우완 옆구리 투수는 바깥쪽으로 흐르거나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좌타자 상대 결정구로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정우영에게는 싱커가 있었다. 새 무기 장착보다 기존 무기를 더 날카롭게 만들었다. 2020 스프링캠프를 떠날 때도 체인지업이 아닌 커브 연마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타자의 눈을 현혹하는 구종이 한 가지는 더 필요하다. 종전까지는 슬라이더가 그런 역할을 했다. 주저하기 시작했다. 레퍼토리가 단조로워지면 구위와 제구에 기댈 수밖에 없다. 정우영도 바깥쪽(좌타자 기준) 싱커 제구가 흔들리는 날에는 볼넷 허용이 많았다. 6월 25일 잠실 키움전에는 3볼넷을 내줬다. 타자 입장에서는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타격 포인트를 좁혀놓고 승부할 가능성이 크다. 
     
    정우영은 23일까지 5세이브·5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38. 2년 차 불펜투수다. 좋은 성적이다. 그러나 사령탑은 "(정)우영이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왼손 타자도 극복해야 한다"며 말한다. 정우영이 마무리투수 고우석의 자리를 위협할 만큼 성장한다면 LG는 더 강한 불펜을 구축할 수 있다. 개선점은 명확하다. 향후 정우영의 좌타 상대 승부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