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삐걱' KT, 불명예 이적생 이보근이 단비

    '불펜 삐걱' KT, 불명예 이적생 이보근이 단비

    [일간스포츠] 입력 2020.07.31 05:58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최근 KT 불펜 투수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이보근. KT 제공

    최근 KT 불펜 투수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이보근. KT 제공

     
    KT 베테랑 불펜 투수 이보근(34)이 흔들리는 불펜진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보근은 지난 7월 26일 수원 NC전에서 KT가 5-4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강진성, 노진혁, 애런 알테어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키움 소속이던 2017년 7월 11일 잠실 두산전 이후 1111일 만에 세이브다.  
     
    KT는 8회말 공격에서 장성우가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치며 어렵게 리드를 잡았다. 올 시즌 NC전에서 1점 차 패전만 다섯 번 당했다. 박빙 승부 약세를 극복할 기회였다. 
     
    불펜 상황은 좋지 않았다. 마무리투수 김재윤은 7월 2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오른 팔꿈치 통증 탓이다. 불펜 에이스 주권은 앞선 두 경기 연투로 휴식을 부여받았다. 7월 둘째 주부터 구위가 떨어지기도 했다. 이보근은 이런 악재 속에서 깔끔한 투구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7월 등판한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46,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57에 불과하다. 현재 KT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6월까지는)자기 생각대로 공을 던지지 못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그러나 다시 강점인 빠른 템포로 투구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도 시속 145㎞까지 찍히고 있다"며 반겼다. 
     
    KT는 김재윤이 복귀하기 전까지 집단 마무리체제로 나선다. 이 감독은 "7~9회 상대 타선에 따라 등판할 투구를 정할 생각이다"고 했다. 구위가 좋은 3년 차 우완투수 김민은 아직 9회를 맡기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제구 안정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자가 없는 상황에 내세울 생각이다. 좌완 조현우도 등판 시점을 7, 8회로 보고 있다. 주권은 등판 관리가 동반된다. 당장은 이보근이 임시 클로저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약 3년 만에 기록한 세이브. 이보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그사이 순탄한 길을 걷지 못했다. 
     
    2016~2018시즌 67홀드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 최다 홀드다. 2019년 1월, 원소속팀 키움과 기간 3+1년, 최대 19억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했다. 그러나 2019시즌은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72를 기록했다. 매우 부진했고, 그해 11월 진행된 2차 드래프트 보호 선수 명단(40인)에 들지 못했다. KT가 즉시 전력감인 그를 지명했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불명예 이적이었다.
     
    겨우내 10㎏을 감량하며 재기를 노렸다. 정상화는 더뎠다. 개막 한 달 동안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빠른 공이 무기인 투수인데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경험이 많은 그가 1군 등판을 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다. 콜업 네 번째 등판이던 6월 20일 수원 롯데전에서 1⅔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투수 파트 코치진도 기다려줬다. 7월부터 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셋업맨을 맡던)유원상이 조금 흔들리고 있던 상황인데, (이)보근이의 컨디션이 올라와 줘서 고맙다. 중요하게 쓸 생각이다"며 웃었다. 이보근은 30일 광주 KIA전에서 4-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팀의 승리를 지켜내는 세이브를 올렸다. 
     
    광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