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또 확진자 나왔다…꼬이고 꼬이는 김광현

    세인트루이스 또 확진자 나왔다…꼬이고 꼬이는 김광현

    [중앙일보] 입력 2020.08.03 15:21 수정 2020.08.0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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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절히 원하는 메이저리그(MLB)에 갔지만, 힘든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이야기다. 
     
    지난달 25일 메이저리그에서 첫 세이브를 따낸 김광현. [AP=연합뉴스]

    지난달 25일 메이저리그에서 첫 세이브를 따낸 김광현. [AP=연합뉴스]

     
    김광현의 소속팀 세인트루이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3일(한국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세인트루이스 몇몇 선수들이 추가로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공식 결과는 곧 나올 예정이다. 지난 1일 세인트루이스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일에는 선수 1명 포함 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미 지난 1일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2일에도 선수 1명 포함 4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 이에 지난 1~3일 밀워키 브루워스 경기, 4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경기도 취소됐다. 세인트루이스는 5일 디트로이트와 더블헤더 경기부터 일정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검사 결과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그러면서 김광현의 개점휴업도 길어지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개막전에 등판해 1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1세이브를 올린 이후,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5일 경기가 재개돼 나온다면 11일 만에 나오게 된다. 이미 오래 쉬었고, 더 쉴 수도 있다.  
     
    김광현은 올해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 가기까지도 험난했다. 자유계약(FA) 신분이 아닌 김광현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미국 진출을 놓고 KBO리그 친정팀 SK 와이번스와 갈등을 빚었다. 김광현의 미국행을 응원하는 여론이 커졌고, SK도 김광현의 꿈을 위해 미국행을 허락했다. 
     
    그토록 원하던 빅리그에 진출하게 된 김광현은 시즌 준비에 힘썼다. 지난 1월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함께 2주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했다. 류현진으로부터 MLB 적응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1월말에는 미국 플로리다로 떠나 SK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팀에 합류했다.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와 개막전에서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이야기 나누고 있는 김광현. [AP=연합뉴스]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와 개막전에서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이야기 나누고 있는 김광현. [AP=연합뉴스]

     
    코로나19로 MLB 개막이 기약 없이 미뤄졌지만 그는 한국에 오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머물다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해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주변엔 아는 이들이 없었고, 훈련 환경도 조성되지 않아 많이 외로워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아 가족을 데려오지도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7월말 정규시즌 개막이 확정되면서 김광현의 꼬인 빅리그 생활이 풀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선발투수 보직을 얻지 못하고 마무리투수 임무를 맡았다. 또 가보지 못한 길을 가야했다. 
     
    지난 2007년 KBO리그에 데뷔한 김광현은 한 번도 선발 투수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 평생 선발 투수로서 몸 관리를 하고 경기 준비를 했던 김광현이 불펜 투수가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의 준비 루틴을 전부 바꿔야 한다. 그는 "팀 승리에 공헌할 수 있다면 선발이든 구원이든 중요치 않다"고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불펜투수로서의 삶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개막전에서 9회 마무리 투수로 나섰지만, 안타 2개를 맞으면서 힘겹게 세이브를 기록했다. 미국 CBS스포츠는 "마무리 투수로서 멋진 등판은 아니었다. 다음 등판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 김광현을 마운드에서 볼 수 없었다. 열흘 넘게 등판하지 않으면, 스스로 컨디션 조절을 하는 게 어려울 것이다. 
     
    MLB의 코로나19 사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어서 앞으로도 경기 일정이 취소되고 재개되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김광현은 혼돈의 일정에 맞게 완벽한 몸을 준비하는 한편, 세이브도 따내야 빅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김광현은 스스로 잘 닦으면서 가야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