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윌슨, 스피드·투구폼 이중고와 마주하다

    LG 윌슨, 스피드·투구폼 이중고와 마주하다

    [일간스포츠] 입력 2020.08.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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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LG선발 윌슨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2020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LG선발 윌슨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KBO 리그 3년 차를 맞는 LG 타일러 윌슨(31)은 구속 저하·투구 폼 수정, 이중고와 맞서 싸우고 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후반기 과제로 "1~3선발이 중심을 잡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지난해엔 윌슨과 케이시 켈리, 차우찬이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올해엔 1~3선발이 부진하고 대신 임찬규·정찬헌·이민호 등 4~5선발이 호투하는 정반대 상황 탓이다. 
     
    그 가운데서도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는 윌슨이 아쉽다. 올해 성적은 6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이다. 2018년(3.07)과 2019년(2.92)보다 평균자책점이 높다. 에이스에게 기대하는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QS+)는 올해 고작 한 번뿐이다. 2018년 9차례, 지난해엔 15차례였다. 평균 투구이닝은 해마다 줄어올 시즌은 5⅔이닝으로 가장 적다. 전체 투구 이닝은 93⅓이닝이다. 10개 구단 외국인 에이스 가운데 유일하게 SK 리카르도 핀토(85⅔이닝)에만 앞설 뿐이다. 전체 1위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16이닝)와는 차이가 꽤 크다. 평균자책점 4.96의 한화 워웍 서폴드(98이닝)보다도 적게 던졌다. 외국인 투수가 짧은 이닝을 소화하면 그만큼 불펜 투수의 부담이 커진다.   
     
    윌슨이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구속 저하다. 직구 평균 구속이 지난해 145.3㎞에서 올해 142㎞로 떨어졌다.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 역시 143.2㎞에서 140.7㎞로 낮아졌다. 구속이 나오지 않아 변화구와 코너워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타자 입장에서 윌슨을 상대하기 쉬워졌다.  
     
    윌슨도 "올해 구속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어 답답하다"고 털어놓았다. 6월에도, 7월에도 "점점 구속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고의 컨디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좀처럼 스피드는 지난해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구속은 한 번 떨어지면 올리기 어렵다. 시간이 흐를수록 (후반기에) 구속이 오를 수도 있고, 떨어진 채로 계속 갈 수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LG가 3월 초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서둘러 종료하자, 그는 켈리, 라모스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갔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수그러들자 3월 말 입국한 이들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권고로 2주간 자가격리를 했다. 개막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렸지만, 예년과는 분명 다른 과정이다. LG 코치진은 이런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한다. 
     
     
    최근에는 투구 폼 논란으로 어려움을 맞고 있다. 윌슨은 7월 28일 문학 SK전에서 '(주자가 없을 시 투수가 일반적으로 다리를 들어 던지는) 와인드업을 할 때 투구폼을 수정하라'를 경고를 받았다. 윌슨이 왼발을 움직이며 투구 동작에 임하는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윌슨은 지난 2년 동안에도 이런 동작을 반복했다. 일관성이 있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상대 벤치에서 항의했고, 이전보다 왼발 움직임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몇몇 사령탑은 "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윌슨과 LG는 심판진의 주의사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투수는 미세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시즌 중에 투구 폼 수정은 쉽지 않다"는 게 일관된 목소리다. 
     
    이전에는 주자가 없을 시 왼발과 오른발을 리듬을 타듯 번갈아 움직이며 투구 동작에 임했던 윌슨은 최근 왼발을 축발인 오른발 뒤로 뺀 채 공을 던진다. 투구폼 수정 후 두 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1.50으로 좋았지만, 과정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2경기 선두타자 출루율이 0.667에 이른다. 총 12명을 상대해 볼넷 5개, 안타 3개를 허용했다. 이전 14경기에서의 주자 없을 시 출루 허용률은 0.323이었는데, 투구폼을 수정한 뒤엔 0.474로 치솟는다. 아직 바뀐 투구폼에 적응이 덜 됐다는 의미다. 지난 4일 KIA전(6피안타 3실점 2자책), 9일 키움전(6피안타 2실점 1자책)에 6이닝씩 던졌음에도 시즌 최다인 107개와 두 번째로 많은 106개의 공을 던진 이유다. 류중일 감독은 "선두타자 출루가 많아 결과적으로는 실패다"라면서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갑자기 폼을 바꾼 것 치고는 잘했다. 바뀐 투구폼으로 더 편하게 던진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위안을 삼았다. 
     
    윌슨은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누구보다 에이스의 역할과 임무를 잘 알고 있다. 노련한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다. 자신이 기대했던 바와 다른 스피드 감소, 또 예상치 못한 투구폼 교정에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갈고 닦고 있다"며 "내가 어떤 투수인지 찾고 싶다. 올해는 나 자신에게도 새로운 도전의 시즌"이라는 자세로 맞서 싸우고 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