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B토크] 훌륭한 팀 플레이어 양현종

    [김기자의 B토크] 훌륭한 팀 플레이어 양현종

    [일간스포츠] 입력 2020.08.12 15:24
    글자크기
    글자크기 키우기 글자크기 줄이기
    11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7승을 올린 KIA 타이거즈 양현종. 정시종 기자

    11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7승을 올린 KIA 타이거즈 양현종. 정시종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11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8-4 승리를 거뒀다. 5위 KIA는 4위 LG와 맞대결을 이기면서 승차를 0.5경기로 줄였다.
     
    KIA에겐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동안 부진했던 에이스 양현종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이날 6이닝 동안 1점만 내주는 호투를 펼쳤다. 특히 빠른 공의 힘과 제구가 좋았다. 평소보다 스피드(최고 시속 150㎞)도 올라갔고, 자신있게 직구로 승부했다. 1회엔 채은성 상대로 직구 3개만 던져 스트라이크 아웃을 잡았다. 라모스를 상대로 두 번의 삼진을 잡아낸 결정구도 직구였다. 양현종 자신도 "오늘같은 직구를 던져야한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올시즌 양현종의 성적은 7승 6패 평균자책점 5.62다. 양현종의 이름에 걸맞는 성적은 아니다. 시즌 초반엔 스스로 '나는 5선발'이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그가 주장직을 맡아 신경쓸 것이 많아 그런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 부분을 물었다.
     
    하지만 양현종의 대답은 전혀 달랐다. "제가 주장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지완 형을 비롯해 야수 형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선발 준비? 여러 가지 해야할 일들이 많지만 문제 없다. 팀 성적도 좋으니까 주장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것 아닐까"라고 했다. 밝은 표정에서 진심으로 주장 역할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2007년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언제나 '팀 플레이어'였다. 어느 정도 성적이 나면서 에이스 역할을 맡은 뒤에도 선배와 코칭스태프에게 깍듯했고, 후배들을 챙기는 역할도 도맡았다. 정도 많아 외국인 선수들과 훈련 스태프들도 잘 챙겼다. 타이거즈란 팀, 그리고 팬에 대한 애정도 가득했다.
     
     
    외국인 투수 가뇽을 격려하는 양현종. [연합뉴스]

    외국인 투수 가뇽을 격려하는 양현종. [연합뉴스]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티가 날 정도였던 것 같다. 주장이 된 과정 자체가 그렇다. 새롭게 KIA 지휘봉을 잡은 맷 윌리엄스 감독은 스프링캠프 전까지 주장을 선임하지 않았다. 선발투수, 구원투수, 내야수, 외야수, 포수 조장 5명만 뽑고 2주간 지켜봤다.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통해 양현종을 주장으로 선임했다.
     
    대개 주장은 투수보다는 야수들이 맡는다. 선발투수는 특히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선발은 일주일에 한 번 나서는 등판에 모든 걸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윌리엄스 감독은 양현종을 주장으로 '찍었다'. 개인 훈련 스케줄이 끝나도 다른 선수들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고, 팀을 이끌 수 있는 리더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사실 감독님이 주장을 하라고 해서 놀라긴 했다. 하지만 영광이라고 생각했고, 기쁘게 맡았다"고 했다. 이어 "경기를 준비하는 데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했다.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양현종은 책임감있게 던졌다. 지난 6시즌 동안 가장 많은 공을 던졌고, 이대로라면 7년 연속 170이닝 이상 투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의 말처럼 '어제 같은 직구'를 던진다면 우리가 알던 양현종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 같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